[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한국시리즈 DNA'는 특별했다.
정규 시즌 역대급 1~3위 순위 경쟁이 펼쳐졌다. 치열한 경쟁 끝에 두산 베어스는 5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SK 와이번스가 승차 없이 2위, 키움 히어로즈는 2경기 뒤진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접전이 예상됐다. 이변 없이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은 키움은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를 3연승으로 스윕했다.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리고 자신 있게 두산과 맞붙은 한국시리즈. 키움은 2경기 연속 9회에 흔들리며, 2연패에 빠졌다. 타격이 큰 패배였다.
키움 선수단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똘똘 뭉쳐있었다. 2014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를 치른 뒤 5년 만에 오른 한국시리즈 무대. 표면적인 전력만 놓고 봐도 5년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중심 타자 박병호는 "팀이 ??어지고, 강해지고, 빠릿빠릿해졌다. 젊은 선수들이 긴장을 안 한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4년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던 오주원, 조상우, 서건창 등은 "그 때와 투수진이 달라졌다. 누가 나와도 잘 막아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부단했다. 주장 김상수는 한국시리즈에 앞 서 "우리팀 분위기가 좋다. 그런데 두산도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고 한다. 그래서 '분위기에서 밀리지 말자'고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는 모습들이 대견하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한국시리즈는 달랐다. 그동안 착실한 수비를 해왔던 키움이지만, 가장 큰 무대에서 흔들렸다. 실책이 쏟아져 나왔다. 1차전에선 4회말 에릭 요키시의 보크와 김웅빈의 실책이 나왔다. 박동원의 2루 송구가 요키시의 턱을 강타했고, 좌익수 김규민은 불빛에 들어간 공을 놓치고 말았다. 9회말 김하성의 내야 뜬공 실책은 끝내기의 빌미가 됐다. 2차전에서도 김혜성의 실책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9회말에는 베테랑 오주원이 긴장한 듯 했다. 이어 등판한 한현희도 폭투를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두산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팀다운 여유가 돋보였다. 수비가 강한 두산도 1~2차전 연속 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에는 호수비가 나왔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9회말만 되면 '가을 승부사' 기질을 선보였다. 1차전에선 중심 타자 오재일이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2차전에선 베테랑 허경민과 오재원이 연속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나온 김재호의 적시타와 김인태의 희생플라이, 그리고 마음 고생을 씻어낸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까지. 극적인 뒤집기의 과정에서 각자가 자기 역할에 충실했다.
야구는 결국 분위기 싸움이다. 키움이 상승세를 잇겠다고 당차게 나왔지만, 정규 시즌 역전 우승을 달성한 두산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한국시리즈 무대는 두산에 더 익숙한 곳이었다. 1~2차전에서 드러난 경험의 차이는 결코 작지 않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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