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똘똘 뭉치는 응집력, 이를 발현시킬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프리미어12 예선 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한 김경문호는 가장 중요한 숙제를 완벽하게 푼 모습이다. 호주, 캐나다, 쿠바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두면서 투-타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한껏 끌어 올리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본 정벌'에 나서는 모습이다.
예선 3경기 내내 타선에선 '세리머니 풍년'이 일었다. 안타를 치고 나설 때마다 더그아웃을 향해 갖가지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긴장감 탓에 비장함마저 흘렀던 포스트시즌 당시의 세리머니와 달리 이번 프리미어12에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낼 때마다 스스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대표팀의 영문 약칭인 K(Korea)를 의미하는 'K세리머니'가 주류로 자리 잡은 모습이지만, 선수들마다 소속팀의 특징을 표현하거나 상황에 맞는 재치 있는 제스쳐로 개성을 표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주장 김현수는 "대표팀 세리머니를 선수들끼리 따로 정하진 않았다. 처음엔 우승팀 세리머니(두산 셀카 세리머니)는 이야기도 나왔고, K세리머니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각자 알아서 하기로 했다"며 "나는 평가전 때 '안녕 세리머니'를 했는데 선수들이 'K로 하라'고 해서 바꿨다가 '왜 안녕 세리머니를 안하느냐'는 말들 듣기도 했다(웃음). (안타를 치고) 나가면 뭐든 할 생각"이라고 웃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대표팀의 공기는 그리 가볍진 않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갖가지 논란 속에 금메달을 따고도 웃지 못했던 아픔,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라는 무거운 과제 등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엇갈린 희비 탓에 대표팀에 모인 선수들의 표정 역시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평가전에 이어 예선전까지 전승을 얻으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잡혀갔다. 투고타저 시즌 속에 단련된 방망이의 집중력, 5경기서 단 1실점에 그친 철벽 마운드 모두 빛났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더그아웃엔 미소가 번지고 있고,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원팀'으로 출격하는 김경문호의 슈퍼라운드 질주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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