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이 낮다.'
한국 여자 프로농구에 따라다니는 '불명예' 꼬리표다. 아픈 현실이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소속 구단의 현실적 한계도 있다. 구단 운영 주체 대부분이 금융사인 만큼 은행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즉, 은행업 이외의 행위로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개별 구단들이 몸을 움츠린 이유다.
기류가 바뀌었다. 그동안 '프로=수익 창출'이라는 단편적 움직임에서 탈피,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바로 사회적 가치의 공유다.
청주 KB스타즈는 'KB 스타즈샵'을 운영하고 있다. 연고지 내 농구 붐 조성 및 지역 상생을 위한 지역 업체 제휴 가맹점 프로그램이다. 시즌 회원권 혹은 홈경기 티켓 소지자가 스타즈샵을 이용할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7~2018시즌 돛을 올린 이후 세 시즌 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 초기 10개였던 스타즈샵이 21개까지 늘었다. 가맹점은 물론이고 팬들의 호응도를 입증하는 수치다.
눈에 띄는 것은 스타즈샵 면면이다. 키즈 카페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 중소 업체다. KB스타즈 관계자는 "물론 프랜차이즈 업체와의 제휴도 고민했다. 하지만 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라는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스타즈샵 대부분이 연고지에만 있는 특성화된 중소업체"라고 설명했다. 용인 삼성생명 역시 비슷한 맥락의 활동을 하고 있다. 체육관 주변 소상공 상인과 제휴해 고객들에게 경기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
아산 우리은행은 환경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10월24일 열린 홈개막전에서 팬들에게 에코백, 텀블러 등을 제공했다. 구단 관계자는 "팬들께서 경기장에 올 때 음식을 준비해 오신다. 그럴 때 비닐봉투를 사용하는 것보다 에코백을 재활용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 최근에는 카페 등에서도 일회용품 줄이기 활동을 한다. 프로 구단으로서 환경 지키기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팬들에게 에코백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인천 신한은행, 부천 KEB하나은행, 부산 BNK 역시 지역 내 농구 캠프 등을 기획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구단-지역 업체 제휴 서비스는 타 종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회용품 줄이기 행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동안 여자 프로농구에서는 전무했다. 한 발 늦기는 했지만, WKBL 역시 상생의 가치를 외치며 조금씩 자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변우 스포츠 마케팅 연구원은 "과거 WKBL 구단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로 여겨졌다. 아직 걸음마 단계기는 하지만 프로 역할에 대한 자각이 생긴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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