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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오늘 경기, 주전들 앞으로 나와주세요!"
지난 9일 오후 경남 거창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경남 청소년스포츠한마당 축구 초등부 대회, 기자의 사진촬영 요청에 어린 선수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전이 뭐예요?" 아이들의 머릿속엔 애당초 주전, 비주전의 개념조차 없었다. 8대8 방식으로 치러진 초등부 경기, 선수반, 취미반 학생들이 그라운드에 한데 어우러져 전후반 각 15분, 교체 제한 없이 신나게 발을 맞췄다.
대한체육회가 올해 첫 시도한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대회는 국가대표를 꿈꾸는 학생선수와 운동을 좋아하는 일반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회다. 학교운동부, 스포츠클럽, 방과후 스포츠교실, 공공스포츠클럽 등 소속에 구애받지 않고, 선수등록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자유롭게 팀을 구성해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경남 청소년스포츠한마당에는 농구, 볼링, 축구, 탁구 등 4개 종목에 경남 지역 초중고 학생 116개 팀, 831명이 참가했다. 이정현 거창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이 대회는 우리 청소년들이 그동안 쌓아온 기량을 마음껏 펼칠 축제의 장이자 경남도내 청소년들끼리 만나서 화합하고 우정을 나누는 대회"라면서 "일반학생들이 학생선수들과 함께 스포츠맨십을 배우고, 용기와 의지를 다질 좋은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창원시청 U-12 축구클럽의 좋은 예
이번 대회 창원시청 U-12 축구클럽에선 50여 명의 아이들이 4개 팀으로 나뉘어 출전했다. 선수반, 취미반 아이들이 뒤섞였다. 창원시청 U-12 팀은 거제공공스포츠클럽과 첫 경기에 나섰다. 5학년 주장 박승훈을 비롯해 한규빈 이우진 신유찬 김세현 등 5명의 선수반 아이들이 포함됐다.
1-1로 팽팽하던 전반 14분 골키퍼 김태경(12)이 상대 공격수와 충돌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1-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후 골키퍼 태경이가 눈물을 훔쳤다. "태경아, 왜 울어? 네 잘못 아니야", "괜찮아. 후반에 더 잘하면 돼"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훈훈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에이스' 한규빈 신유찬이 출격했다. 한규빈이 멀티골, 신유찬이 멀티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동점골을 터뜨린 '27번' 취미반 유제빈이 후반 종료 직전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4대2로 역전승했다. 골키퍼 '태경이'의 미소가 돌아왔다. "축구를 취미로 즐기면서 선수 친구들과도 어울릴 수 있어서 좋다"며 웃었다. 이날 해결사로 맹활약한 한규빈은 "손흥민 형처럼 멋진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라고 했다. "내가 골 넣고 이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역전승해서 정말 뿌듯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취미반 친구들과 함께 뛰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친구들에게 가르쳐주고 같이 발 맞추면서 뛰니까 재미있다. 축구는 단체 스포츠다. 잘하는 친구나, 못하는 친구나 같이 할 수 있다"고 했다. 2도움을 기록한 신유찬 역시 "후반에 팀에 도움이 돼서 기분이 좋다. 화랑기 대회에서 골을 넣었을 때만큼 기쁘다"며며 활짝 웃었다.
한창민 감독이 이끄는 창원시청 U-12 축구클럽은 취미반, 선수반 아이들이 행복하게 공존한다. "취미반은 주말에, 선수반은 평일 방과후 훈련을 한다. 오늘처럼 함께 뛰는 것은 서로에게 배움의 기회가 된다. 취미반 아이들은 선수들을 통해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인다. 일부 아이들은 선수반으로 넘어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아이들이 축구의 꿈을 갖게 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 승패는 중요치 않다. 이 연령 아이들에게 축구란 즐기는 것이다. 잘하든 못하든 공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겨도 좋고, 져도 그뿐"이라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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