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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19일 성남과의 경기 후 펑펑 울던 인천 선수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유 감독에게 전화를 시도했다. 받지 않았다. 그 사이 많은 축구인들에게 전화가 왔다. 모두 유 감독의 몸상태에 대해 물었다. 평소 기자가 유 감독과 가장 가까웠던만큼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 였다. 오후 8시경 유 감독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죠?"라는 물음에 "다 알고 전화한거 아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이었다. 췌장암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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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감독은 자신을 영입한 '후배' 이천수 전력강화실장과 전달수 대표이사 등 구단 일부 고위층에게만 이 사실을 알렸다. 선수들에게는 철저히 함구했다. 심지어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경기에만 집중했다. 몸상태는 갈수록 나빠졌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경기 당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했다. 전반 끝나고 탈이 났다. 작전 지시하던 유 감독의 몸상태에 갑가지 이상이 왔다. 결국 이 실장과 전 대표가 설명을 해야 했다. 선수들 모두 놀랐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전반 다소 부진했던 선수단은 후반 확 달라졌다. 무고사의 그림같은 결승골이 터졌고, 결국 1대0으로 이겼다. 선수들은 하나둘씩 눈물을 흘렸다. 유 감독은 "강등권 탈출의 한이 터져나왔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유 감독에 대한 걱정과 그간 잘하지 못했던 후회의 눈물이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참 고맙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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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감독은 19일 스스로 자신의 투병 사실을 세상에 공개했다.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췌장암 말기라는 내용을 전했다. 꼭 한달만이었다. 유 감독은 전날 막내를 불러 췌장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는, 아버지께 전달을 부탁했다.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할 수는 없었다. 가뜩이나 갈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어머니였다. 모든 가족에게 자신의 투병 사실을 전한 유 감독에게 남은 것은 팬이었다. 자신의 입으로 직접 말하고 싶었다. 축구선수로 모든 영광을 누렸던 만큼, 그게 도리였다. 또 하나, 지금 껏 그런 것처럼 약속을 지키겠다는 다짐이었다. "팬들에게 약속한데로 인천을 꼭 잔류시키고, 나 역시 병마와 싸워 이겨내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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