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애지'를 통해 등단해 동서문학상(시, 수필 부문), 경북일보 문학대전, 산림문학상, KT &G 문학상 대상, 전국 여성문학 공모전 대상 등을 수상한 김진열 시인의 첫 시집 '발레하는 여자 빨래하는 남자'가 출간됐다.
'발레하는 여자 빨래하는 남자'에서 시인은 가난한 인간들의 삶의 애환을 노래한다. 특히 신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산문시의 진수를 보여줘 눈길을 끈다.
가난의 대물림, 출신성분의 대물림, 비단실을 짜야만 하는 육체노동의 대물림을 노래하고 있는 '누에는 수의를 입지 않는다', 실직과 구직 사이에서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한 젊은 가장의 절규를 노래하고 있는 '남극일기', 집도 관, 공공기관의 직장도 관, 비행기도 관, 죽음도 관이라는 '관', 신분의 차이, 즉 남편과 아내의 역전된 관계를 노래하고 있는 '발레하는 여자 빨래하는 남자', 자칫 도둑의 엉덩이를 받쳐줄 뻔했던 밤을 노래하고 있는 '달에는 문이 있다'가 그러하다.
시인의 인식의 깊이는 빈부의 문제와 신분의 차이와 삶의 현장에서의 피비린내 나는 혈투를 주목하고, 그것을 말들의 경연으로 연출해낸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과 함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구조는 강한 울림을 남긴다.
문학 평론가 유성호(한양대 교수)는 "김진열의 첫 시집은 시공간적 시원(始原)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로에서 씌어진 상상적 탐색의 기록"이라며 "'발레하는 여자 빨래하는 남자'를 읽으면서 한 권의 시집으로는 담기 어려운 다양하고 심원한 음역을 만난다. 새로운 존재 전환의 무대를 다양하게 열어주었으며, 깊고 넓은 상상력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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