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홀린 유령이 드디어 부산에 상륙했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13일 드림씨어터에서 1,700석을 꽉 채운 가운데 역사적인 부산 초연의 막을 올렸다.
'둥둥둥' 심장을 강타하는 귀에 익은 서곡과 함께 대형 휘장이 백스테이지로 마술처럼 쭉 빨려들어가면서 관객들은 1880년대 파리 오페라좌로 함께 시간여행을 떠났다.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이 '생각해줘요(Think of me)'를 부를 땐 맑은 음색에 귀기울였고, 유령 역의 조나단 록스머스가 크리스틴을 지하미궁으로 데려가면서 함께 부르는 웅장한 테마곡 'The phantom of the opera'에서는 뜨거운 박수로 하나가 됐다. 이어 라울 역의 맷 레이시와 크리스틴이 명 넘버 'All I ask of you'를 듀엣으로 열창할 땐 숨을 죽였고, 1막 마지막에 1톤짜리 샹들리에가 초속 3m로 무대로 곤두박질치는 순간, 탄성이 터져나왔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의 무대. 1986년 런던 허머제스티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은 30년이 훌쩍 넘은 뮤지컬의 고전이다. 하지만 로이드 웨버가 자신의 최전성기에 만든 클래시컬하고 아름다운 넘버들과 지난 7월 타계한 '브로드웨이의 전설' 해롤드 프린스의 완벽에 가까운 연출, '캣츠'로 유명한 질리안 린의 환상적인 안무 등 뮤지컬의 모든 요소들이 촘촘하게 어우러져 유령과 크리스틴, 라울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아름다운 러브판타지를 시간을 초월해 전한다.
2시간 30분의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관객들은 '말이 필요없다. 최고! 이토록 먹먹할 줄이야', '하루 종일 꿈꾸는 기분이었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샹들리에를 보며 짜릿했다', '소름이 몇 번이나 돋았는지 모르겠다', '첫 공연을 내 두 눈으로 직접 보다니, 보는 내내 감탄의 연속이었다'며 벅찬 감동을 전했다.
'오페라의 유령'의 이번 부산공연은 아시아와 중동을 아우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2012년 이후 7년 만의 무대다. 부산에서 내년 2월 9일까지 공연한 뒤 서울, 대구 투어를 진행한다.
이번 공연의 협력연출을 맡은 라이너 프리드는 "드림씨어터는 지금껏 경험한 전세계 수많은 극장 가운데 가장 훌륭한 극장의 하나"라면서 "모든 것이 최신 기술이다. 특히 음향시설이 매우 탁월하다"며 만족을 표했다. 그는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정서와 많이 통하는 작품"이라며 "현재 한국에서 100만명이 관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1,000만을 넘어 전 인구인 5,000만명이 다 보게 될 것"이라며 성공을 낙관했다.
'오페라의 유령' 부산 초연과 함께 지난 4월 개관한 뮤지컬 전용극장 드림씨어터의 잠재력과 파급력이 공연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개관작 '라이온킹'으로 연착륙에 성공한 드림씨어터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부산발(發) 문화 빅뱅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1월 19일 공연까지 티켓이 오픈되었는데 1, 2층 주요 좌석이 대부분 매진됐다. 특히 판매된 티켓의 약 40%가 울산, 창원 등 인접지역과 서울 등에서 팔려 드림씨어터를 중심으로 한 뮤지컬 시장의 형성을 입증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20일 마지막 티켓을 오픈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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