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금 야구가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해외 캠프 현장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멀기만 했던 공포감. 귀국이 임박할 수록 현실이 되고 있다. 캠프 중인 선수들은 국내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안부를 묻고, 걱정을 한다.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 도돌이표 처럼 '걱정'이란 제 자리에서 맴돈다.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삼성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들린다. "지금 확산 속도로 볼 때 저희가 대구로 돌아가면 선수단에서 적어도 확진자 한명은 나오지 않겠어요?"
리그 중단 사태를 부를 '큰 일 날' 이야기. 하지만 부인하기 어렵다. 충분히 그럴 만 하다. 2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무려 4335명. 그중 대구·경북만 무려 3705명이다. 선수들 본인은 물론 가족을 통한 지역 사회와의 직·간접적 접촉을 피할 도리는 없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프로농구에 이어 프로배구 V리그도 시즌을 잠정 중단했다. JP모건 보험팀 역학 모델에 의거한 확산 추이 전망에 따르면 3월20일 정점을 찍을 공산이 크다. 1만 명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일 각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KBO 실행위원회가 열린다. 3월28일로 예정된 개막 연기를 논의한다. 현재 분위기라면 개막 연기가 유력하다. 한달 쯤 늦춘 뒤 그때 가서 다시 상황을 보고 재연장을 논의하는 방안이 채택될 수 있다. 구단 최고 결정권자 의견을 조율해 참석하는 실행위 합의 내용은 거의 확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결정이 중요한 이유다.
각 구단 선수들, 특히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공포감이 현실화 되고 있다. 야구에만 몰두해도 퍼포먼스를 장담할 수 없다. 하물며 야구 외 걱정이 많아지면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 불안과 공포는 전염성이 강하다. 한번 시작되면 ?r에 사로잡히는 건 시간 문제다.
아쉽지만 지금은 국가적 재난 상황이다. 무리하게 강행했다가 급히 중단하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다. 일단 연기하고 추이를 지켜보는 편이 순리에 맞다. 지금은 정말 '야구가 문제가 아닌'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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