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감독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 지는 표정에서 나타난다. 특히 눈빛이 몸 상태 또는 심정을 대변하다고 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의 눈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허 감독은 15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언론 브리핑 자리에 왼쪽 눈이 충혈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의 부담감, 시즌 막판 프런트와의 갈등설 등 스트레스 요인을 고스란히 담은 듯했다.
허 감독은 충혈된 눈에 대해 "감독이 되면 다 스트레스 받는 것 같다. 10개 구단 감독 모두 힘들 것이고 그런 자리인 것 같다"고 했다. 표정 역시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서는 '자율'과 '여유'를 주문한다.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야구하라는 말도 자주 한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이날도 롯데 선수들은 오후 3시30분에 베팅 게이지가 열리자 자율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허 감독은 "선수 본인에게 필요한 훈련을 하도록 주문한다. 그것이 민주적인 방식인 것 같다"고까지 했다.
허 감독은 "(이)대호가 '감독님께서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해놓고 눈은 왜 그렇습니까'라고 하더라"며 "사실 (성적이)만족스럽지는 않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하고 빨리 리셋을 하려고 하지만 잘 안된다. 그러다 오늘 대호가 '감독님께서 우리에게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하는데 감독님 눈은 왜 그렇냐'고 하더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롯데는 LG와의 이번 3연전 첫 두 경기를 잡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는 5경기차다. 포스트시즌에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남은 14경기에서 5경기차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전한 것이다.
허 감독은 "끝날 때까지 집중하려고 한다. 너무 수치를 따지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면서 "얼마 전 대구 원정에서 선수들과 미팅을 했는데 후회없이 매 경기, 매 타석 즐겨보자고 했다. 즐기려는 목표를 갖고 하다보면 또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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