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의 이름 앞에는 '만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만 가지 수를 가졌다는 뜻이다. 그만큼 경기 운영이 노련하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의미. 하지만 '만수' 유 감독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리빌딩이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는 익숙한 듯 낯설다. 유 감독과 '믿을맨' 함지훈이 건재하다는 점에서는 예년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이 은퇴를 선언했다. 중심축이 사라진 시점. 유 감독은 리빌딩을 외쳤다. 현대모비스는 FA(자유계약)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민구 장재석 기승호 이현민 등을 대거 영입해 변화를 줬다. 서명진 김국찬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현대모비스는 2020~2021시즌 개막 두 경기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연달아 고개를 숙였다. 리드를 잡았다가도 이내 역전을 허용하며 패배를 떠안았다.
유 감독의 평가는 냉정했다. 그는 "(영입 선수 모두)대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현민은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제 몫을 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아직 안정권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시간이 필요한 팀이다. 밖에서 모인 선수가 많다. 외국인 선수 숀 롱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중심을 잡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KBL은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리그"라고 말했다.
1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세 번째 경기도 결코 쉽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전반을 42-36으로 리드했지만, 후반 들쭉날쭉한 플레이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다.
유 감독은 "첫 경기부터 계속 이렇다. 이전과 똑같은 모습일 것 같아 걱정했다. 이기다 역전 당했다 다시 승리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유 감독 사전에 포기는 없었다. 그는 훈련과 시간의 힘, 즉 기다림의 묘를 믿었다.
유 감독은 "이현민은 다른 선수만 살려주려고 해서 아쉽다.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민구는 가진 재능이 많다. 다만, 아직 흥분 상태에서 농구를 한다. 장재석은 득점을 위해 힘을 쓰는데, 시야를 조금 넓혔으면 좋겠다. 분명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롱 역시 몸 상태가 좋아지면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았다.
개막 세 경기 만에 승리를 챙긴 현대모비스는 17일 고양 오리온과 격돌한다. 유 감독은 "흐름을 빼앗기지 않고 리듬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선수들이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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