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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위기' 맞은 성남 , 감독 없이 '강등 전쟁' 이겨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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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전력을 쏟아야 할 막바지 전투에서 지휘관이 사라져버렸다. 팀의 사기와 전력의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 시즌 막바지 '강등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성남FC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남은 3경기 중에 2경기를 감독 없이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처음 성남의 지휘봉을 잡은 김남일 감독의 경솔한 항의가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

현재 K리그1 파이널B 그룹에서는 4개팀이 치열한 '강등 전쟁'을 펼치고 있다. 잔여 3경기가 있는데, 강원FC(승점 30)와 수원 삼성(승점 27)은 일단 강등 전쟁터에서는 멀어졌다. 강원은 이미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했고, 수원은 확정은 아니지만 승점에 다소 여유가 있다. 남은 경쟁자들은 FC서울(승점 25)-부산 아이파크(승점 24)-성남(승점 22)-인천 유나이티드(승점 21)다. 네 팀이 강등을 피하기 위해 남은 3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최하위만 모면하면 되는 데 각 팀의 상황이나 대진 일정들이 만만치 않다. 현 시점에서는 '안개 정국'이다.

그런데 네 팀 가운데 뒤에서 두 번째인 성남은 상황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더 좋지 않다. 김 감독이 지난 24라운드 강원과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뒤 심판에게 불필요한 항의를 했다가 퇴장을 당한 것. 이 여파가 꽤 크다. 향후 2경기에도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성남 선수들은 17일 서울전과 23일 수원전을 감독 없이 치러야 한다.

물론 벤치에 앉지 못한다고 해서 김 감독이 선수들을 지휘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경기 전까지 훈련을 충분히 이끌 수 있고, 경기 중에는 미리 짜여진 게임 플랜을 코치를 통해 수행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중에 벌어지는 돌발 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흐름의 변화 등에는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경기라는 게 늘 계획대로 풀리는 건 아니다. 그래서 감독이 계속 벤치에서 경기를 주시하면서 흐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선수들을 독려해야 한다. 일단 성남은 앞으로 2경기에서는 이런 모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가뜩이나 최근 4연패로 흔들리는 성남으로서는 팀을 힘있게 이끌어줘야 할 리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해 말 초보임에도 김 감독을 선임했을 때 기대했던 건 바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을 힘있게 이끌어줄 리더십이었다. 김 감독은 시즌 초중반까지는 초보답지 않게 신중한 모습으로 선수단을 이끌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본인이 먼저 흔들리거나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면에서 '초보'의 미숙함이 드러난다.

지난해 말 감독 취임 기자회견 당시 김 감독은 검증 안된 지도자로서의 역량에 대한 물음표에 "나중에 결과로 말하겠다"고 답했다. 약 10개월이 흐른 지금 김 감독이 행동으로 그 대답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성남이 과연 감독 부재의 악재 속에 강등전쟁을 이겨낼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