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지난해까지 시즌 10승 이상을 달성한 투수는 연인원으로 총 589명이다. 연평균 15명 정도가 10승에 도달했다는 것인데, 쉬운 기록은 아니다.
선발투수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시즌 10승이다. 숫자적인 의미를 넘어 풀타임 로테이션을 지켜야 달성 가능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올시즌에는 20일 현재 18명의 투수가 10승 이상을 기록 중이다. LG 트윈스 임찬규도 이날 수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2018년(11승)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10승 고지에 올라섰다. 임찬규는 5⅔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2실점으로 역투했다.
지난 9월 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9승을 달성한 뒤 6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던 그는 7번째 도전 만에 '아홉수'를 끊어낸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롯데전까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올리고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으니, 비로소 '한'을 푼 셈이다.
임찬규의 주무기는 누가 뭐래도 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을 가장 많이 던지는 투수에 속한다. KBO에 따르면 올해 임찬규의 체인지업 구사 비율은 34.2%로 직구(40.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또한 체인지업 구종 가치는 3.9로 15위에 랭크돼 있다. 비율과 구종 가치 모두 지난해 25.3%, 22위(3.4)에서 각각 상승했다. 커브의 가치가 9.2(6위)로 더 좋지만, 의존도는 체인지업이 훨씬 높다.
올해 임찬규를 10승으로 이끈 구종이 바로 체인지업이다. 이날 투구수 94개 중 직구가 39개, 체인지업이 32개, 커브가 23개였다. 탈삼진 5개 가운데 3개가 체인지업이 결정구였다. 땅볼 유도에도 요긴하게 쓰여 4회말 1사 1루서 장성우를 123㎞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체인지업은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난타당하기 십상이다. 떨어진 폭과 제구를 얼마나 잘 컨트롤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임찬규는 올해 체인지업 그립을 바꿨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주무기로서 더 효과적이라고 자평한다. 임찬규는 이날 경기 후 체인지업에 대해 "올해 그립을 바꿨다. 브레이킹이 빨라졌다. 그전에는 우타자들이 건드릴 수 있는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많이 속는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뜬공에 대한 땅볼 비율이 지난해 0.69에서 0.99로 크게 높아진 이유다. 임찬규는 "(체인지업이)땅볼이 나는 것은 직구처럼 들어간다는 뜻인데, 배트 중심이 아닌 밑 부분에 맞기 때문이다. (정)우영이와 같은 궤적이다. 생각보다 빨리 숙달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체인지업을 앞세워 두자릿수 승수를 챙긴 임찬규는 시즌 143이닝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에 1이닝을 남겨놓고 있다. LG는 4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임찬규에게 선발 기회가 한 번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오는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과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는 각각 케이시 켈리와 정찬헌이 등판한다. 다음 주 2경기 선발은 미정이다. 2위를 확정짓기 위해 에이스 켈리를 언제 투입하겠느냐에 달려 있다. 임찬규는 "올해는 로테이션을 잘 돈 것 같다. 150이닝을 목표로 했는데, 일단 목표는 힘들어졌고, 규정이닝을 채울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풀타임 선발로 나갔는데 규정이닝을 못하면 부족한 것 아니냐"고 했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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