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풀어줘야 한다."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은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한국전력과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깜짝 놀랄 발언을 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오늘 이기면 다음 경기 때 바로 경기장으로 오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KB손해보험의 다음 경기는 사흘 뒤 열리는 대한항공전. 사흘간 외박을 주겠다는 얘기였다. 그 얘기를 듣고 선수들이 크게 웃었다고.
물론 이 감독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선수는 없었다. 다음 경기에 대비해 훈련을 해야하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이 감독이 농담을 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 농담이 통했는지 KB손해보험은 32점을 폭발시킨 케이타의 활약을 앞세워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대1로 누르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순위표 맨 위인 1위로 올라섰다.
이 감독은 그동안 약팀이었던 KB손해보험의 패배의식을 씻기 위해 밝은 모드로 선수들을 대하고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선수들을 보며 지도한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연패에 익숙하고 연승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연승을 하려고 오늘 조금은 욕심을 냈다"면서 "많이 져서 그런지 워낙 얼어있는 선수들이다. 오늘 같은 경우 1세트를 이겼는데도 2세트에서 금방 얼지 않나. 심하게 녹여줘야 한다. 감독이 그렇게 풀어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풀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인 케이타의 경우 많은 득점을 하기도 했지만 범실도 11개나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많이 때리는 선수가 범실도 많다"면서 "잘하고 있으니 굳이 실수한 것을 말할 필요가 없다. 시건방지거나 하면 말을 해야하지만 열심히 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라고 케이타에 대한 긍정적인 면에 집중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 이 감독은 "사실 2세트가 고비였다. 그런 고비가 올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잘못했을 때도 태연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했다"면서 "1세트를 잘했으니 3세트만 잘하면 문제없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 버텨서 고맙다. 연승을 할 거란 생각은 못했었다"라며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연승을 달린 KB손해보험에게 3연승이 올까. 30일 상대는 대한항공이다. 이 감독은 "초반에 잘한다고 우쭐대면 안된다"며 "대한항공전에만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의정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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