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월드시리즈 보라. 선발 투수 잘못 바꿔서 졌다고 난리 아닌가. 다 감독 책임이다."
부진한 선발투수를 몇회까지 끌고 갈 것인가. 감독의 마음은 다른 감독이 잘 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KBO리그 사령탑으로서의 고뇌를 고백했다.
이 감독은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 전을 앞두고 선발로 나서는 소형준에 대해 "불펜으로 2경기 뛰고 3일 쉬고 등판이다. 교체 타이밍에 고민이 많다"고 고백했다.
소형준은 올시즌 12승(6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중이다. 박종훈(SK 와이번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의 토종 최다승 경쟁과 더불어 평균자책점 3점대 진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감독은 "구위가 떨어지면 바꿔주는 게 맞다. (윌리엄)쿠에바스처럼 구위가 되면 좀더 길게 갈 수 있는데, 불펜 2경기 뛰고 3일 쉬고 등판이다. (소)형준이가 마지막 힘을 다 내주길 바란다"며 웃었다. "여유있으면 좀더 길게 가도 되는데, 여유가 있을 때 중간투수들을 써서 경기를 빨리 끝내고픈 마음도 있다. 길면 6이닝 생각중"이라고 덧붙였다.
감독들은 경쟁자이면서도 동업자이자 야구 선후배이기도 하다. 때문에 타 팀의 경기력이나 운영에 대해서는 서로 언급을 삼간다.
하지만 감독도 사람이다.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KT 김민혁의 KIA 전 역전 투런포에 대해 "(KIA가)홈런 맞으니 입에서 뭐가 나오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KT는 28일 KIA 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프레스턴 터커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쿠에바스가 8회까지 책임졌고, 이후 필승조가 총출동했지만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LG도 연장전 끝에 한화에 패하면서 2위 도약의 기회를 남겨둘 수 있게 됐다. LG로선 선발 임찬규를 길게 끌고가려다 추격의 빌미를 준 경기다.
이 감독은 "경기 끝나고 버스 탔는데 한화가 이기더라. 감독 마음이 다 똑같다. (송광민 결승타를 보고)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를 심정이었다"면서 "아마 선수들 마음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이제 우리가 2경기 다 이기면 자력 2위다. 서로 '희망이 생겼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희미하게 웃었다.
KT와 LG,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까지 뒤엉킨 2위 경쟁의 행방은 30일 최종전까지 마무리되어야 알 수 있다. 프로 선수로 데뷔한지 32년째인 이강철 감독도 생전 처음 보는 순위 경쟁이다.
"투수 교체 타이밍은 실력은 물론 마음가짐이나 멘탈까지 고려해서 결정한다. 우리 선수들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아닌가. 가능하면 2경기 모두 잡을 수 있도록 경기에 집중하겠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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