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시즌 초반부터 4번 타자를 주로 나지완(36)에게 맡겼다. 기선제압을 위해 테이블 세터가 출루한 뒤 곧바로 타점으로 연결시켜줄 3번에 최형우(38)를 지명타자로 전환시켜 전진배치하는 전략을 사용하면서 나지완이 수비도 되는 타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
나지완의 타격감이 떨어졌을 때는 2017년 KIA 이적 이후 '부동의 4번 타자'였던 최형우를 4번으로 활용하기도. 지난해 KIA에서 4번 타자를 경험한 건 총 15명이었는데 타점을 생산한 건 나지완(64타점)과 최형우(54타점) 뿐이다. 나지완은 시즌 타율(0.291)이 3할에 못미쳤지만, 4번에선 타율 3할2푼에 달했다. 또 17홈런 중 13개, 92타점 중 64타점을 4번에서 기록했다.
최형우는 그야말로 '타격머신'이었다. 타순에 상관없이 '해결사'로 나섰다. 특히 4번은 체질이었다. 269타석에서 타율 3할6푼5리 15홈런 5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3번 타순에선 309타석을 소화하면서 타율 3할5푼7리 97안타 12홈런 59타점을 올렸다.
2021년에는 4번 타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나지완 최형우에다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2020년 터커는 어쩔 수 없이 '강한 2번'이 될 수밖에 없었다. 김선빈 이창진 최원준 박찬호 김호령 등 테이블 세터를 맡아줘야 할 자원들이 부상과 타격부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거나 하위타순으로 밀려나 터커가 6월부터 본격적으로 2번을 맡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또 변했다. 테이블 세터 자원들이 건강하게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터커가 2번 타순에서 출루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비 포지션도 우익수에서 1루수로 변경할 것이 예고된 만큼 최형우 나지완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하는 것이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사실 4번 타자에게 바라는 건 장타가 포함된 해결 능력이다. 많은 타석수를 확보할 수 있고, 자신에게 찾아올 득점권 찬스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타순이 4번이다. 그래서 득점권 타율도 좋아야 한다. 지난해 팀 내 4번 타자들만 놓고보면 양의지(NC 다이노스)가 압도적이었다. 30홈런 112타점, 득점권 타율이 무려 4할2푼5리에 달한다. 28홈런을 때려낸 김재환(두산 베어스)은 113타점을 생산했지만, 중요한 순간 해결능력이 떨어졌다. 득점권 타율이 2할7푼8리에 그쳤다. 이대호는 20홈런 109타점을 4번 타순에서 나름 제 몫을 해줬다. 반면 상대적으로 나지완의 4번 활약은 타팀 4번에 비해 평균이하다. 수치가 말해준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KT 위즈의 첫 주전 4번으로 중용됐던 강백호(22)보다도 수치가 떨어진다.
지난 시즌보다 강력한 타순을 짤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됐다. 외부영입은 없었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기존 전력들이 부상없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4번 타자를 향한 윌리엄스 감독의 고민이 시작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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