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엔트리는 한정돼있고, 게임은 넘어간 상황 아닌가.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다."
'야수의 투수 기용'에 대한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답은 간명했다. "같은 사령탑으로서 공감된다"는 것.
10일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1-14로 뒤지고 있던 9회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내야수 강경학과 외야수 정진호를 잇따라 투수로 등판시킨 것. 강경학은 ⅔이닝 동안 4실점한 뒤 강판됐고, 정진호가 한 타자를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재미로 웃을 수도 있지만, 야수들이 공을 많이 던지면 팔에 부상이 올수도 있다. 여긴 올스타전이 아니다. 정규시즌에 이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하는 경기가 아니다. 입장료 내고 이런 경기를 봐야하나. 저 같으면 안본다"며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허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허 감독은 11일 키움 히어로즈 전을 앞두고 "(어제 같은 상황이라면)나도 그렇게 했을 거다. 우리 투수가 지금 13명인데, 엔트리는 한정돼있다. 9일(키움이 9대2로 승리) 경기 때 나도 야수 등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추재현이 고교 시절 투수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기는 팀 입장에선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이기는 경기는 잡아야한다. 그러다 질수 도 있다"면서 "크게 지는 경기라고 무조건 투수를 올리겠다는게 아니라, 투수진 관리가 어려울 땐 그렇게 할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허 감독은 "상대 팀이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다 해도 충분히 이해한다. 미국도 그렇게 하지 않나"라며 "같은 감독으로서 팀 운영 측면에서 충분히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홍 감독은 "감독을 해보니,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고 싶은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나도 어제 임규빈에게 너무 미안했다. 점수차가 많이 나는데 바꿔주질 못했다"면서 "오늘 경기 준비하려니 다른 투수 올리기도 어렵더라"고 답했다.
다만 홍 감독은 '키움에서 야수를 투수로 기용한다면'이란 질문에는 "우리 팀에도 아마추어 시절 투수했던 선수들이 많이 있으니, 생각해봐야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팀엔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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