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한국마사회 제주 목장에서는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주관하는 5월(2세마) 국내산마 경매가 시행됐다. 이 날 현장에는 김우남 한국마사회장과 고영권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가 방문해 인사말을 전하며 어려움에 처한 생산농가들과 말산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이번 5월 경매 역시 온·오프라인 동시 경매로 전환 시행돼 경매 全 과정이 한국마사회 KRBC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경매장 현장 또는 카카오톡을 통해 온라인 입찰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5월 경매에는 총 139두가 상장됐고 이 중 33두가 새 주인을 찾으며 24%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최고가에 낙찰된 말은 7800만원으로 부마가 '메니피', 모마가 '모닝뮤직'이었다. 메니피, 한센, 테이크차지인디 등 인기 씨수말들의 자마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전반적인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올해 첫 경매였던 지난 3월 경매와 비교해도 낙찰률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평균 낙찰가와 낙찰 총액 등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번 경매 평균 낙찰가는 3474만원을 기록했으며 총 낙찰액은 11억 4650만원이다.
경주마 경매 시장에 대한 현장의 관심도는 뜨거웠다. 경매 하루 전날 열린 브리즈업(Breeds up) 역시 많은 경주마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졌다. 브리즈업 쇼는 경매 시행 전 상장된 말이 200m를 질주하고 그 결과를 구매 희망자들에게 공지하는 과정이다. 이번 브리즈업을 직접 관전한 송문길 조교사는 "브리즈업 주파 기록도 물론 중요하지만 마체를 비롯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편으로 실패할 확률을 최대한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말산업의 숨통을 틔울 판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으로 경마가 하루 빨리 정상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매장에서 만난 함완식 기수 또한 "경매를 앞두고 목장을 다녀보니 생산자분들의 힘겨움이 생각 이상으로 크다는 점에 걱정이 들었다"며 "경매 시장에서 2년간 키워 놓은 말들이 30%도 낙찰되지 않는 현실에 생산 부문 붕괴에 대한 우려도 컸다"며 말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국마사회는 이러한 생산농가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지금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년도 4400억 원 적자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선적으로 생산농가 보호를 위한 생산 장려금 33억 원 중 약 22억 원을 상반기 내로 조기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연말까지 시범 육성마 도입, 경매유통장려금 지원에 나서는 등 생산농가들이 겪는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한 다양한 부양책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다.
여기에 국산마 수요 증진과 경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주마 입사 연령을 기존 2세에서 3세 1분기로 완화하고 국산마 특화 경주와 국산마 한정 대상경주를 확대하는 등 경마 제도 개편에도 나섰다. 아울러 세이프가드를 발령, 연간 3백두 규모의 경주마 수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외산 경주마는 암말로 한정하는 등 경마 시행 측면에서도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말산업의 기초를 이루는 경매 시장의 부진으로 경주마 생산 농가들의 피해는 여전히 극심한 상황이다. 경마가 중단됨에 따라 마주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떨어지니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다. 말 한 마리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거래 비용보다 많이 들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에 경주마 생산자, 마주, 조교사, 기수 등 경마 관계자들로 대표 구성된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축경비대위)에서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하루 빨리 정상경마가 시행되도록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마권 발매 부활 법률안을 조속히 개정해 줄 것을 꾸준히 요구 중이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김창만 회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생산 농가들의 상심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국민들의 응원과 관심을 등에 업고 우리 국내산마 경매 시장이 하루 빨리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온라인 마권 발매 등 조속한 해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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