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글씨를 쓰거나 커피를 마시고 식사하는 등 어떤 목적된 행동을 할 때 손이 떨리는 현상을 수전증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전증은 손에 국한된 얘기다. 손이 떨리면 수전증, 머리가 떨리면 두전증이라고 하는 식이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본태성 진전'이라고 한다.
'본태성(本態性)'은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한다는 의미고, '진전(震顫)'은 떨린다는 뜻이다. 즉 본태성 진전은 특별한 이유 없이 떨리는 증상을 말한다. 하지만 약 50% 이상에서는 유전적인 원인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본태성 진전은 약물로 조절이 잘 되는 편이지만 증상이 계속돼 약물의 용량을 올리다 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또 약물에 대한 내성으로 잘 조절이 안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이때는 약물 이외의 다른 치료, 즉 수술이나 시술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본태성 진전은 손이 떨리는 수전증과 머리가 떨리는 두전증으로 나뉜다. 수전증은 가장 흔한 떨림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익숙한 질환이다.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이 없는 경우도 흔히 발견된다.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두전증은 초기 본인이 머리를 떨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주변의 얘기를 듣고 아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더 진행되면 떨림에 의해 어지럼증 등이 발생하고 결국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또 '떨림성 사경증'으로도 머리가 떨릴 수 있는데 증상은 두전증과 유사하지만 두 질환의 치료방법은 다르다. 근전도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본태성 진전은 증상이 약물로 잘 조절되기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약물에 반응을 안 해 식사를 못 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약물로 증상이 잘 조절이 된다는 건 어느 일정 기간 복용한다고 해서 그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증상을 조절한다는 목표로 복용한다.
수술은 떨림을 일으키는 뇌의 시상부에 있는 뇌핵에 전기적 자극기를 집어넣어 조절하는 '뇌심부자극술'과 초음파로 두개골 내 시상부에 손상을 줘 떨리지 않게 하는 '초음파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뇌심부자극술은 머리에 조그만 구멍을 뚫어 전극을 집어넣어야 하는 반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초음파수술은 머리에 구멍을 뚫지 않고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허륭 교수는 "최근에는 본태성 진전 치료를 위해 뇌심부자극술과 초음파수술이 모두 시행되지만, 두전증처럼 한쪽만 해서는 별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뇌심부자극술을, 수전증처럼 특히 한쪽만 많이 떨리는 경우는 초음파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본태성 진전은 약물로 어느 정도 증상 조절이 가능한 만큼 수술을 받아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특히 많다"면서 "개개인마다 상황과 정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신경외과에서 충분한 상담을 통해 보다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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