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지수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경기였다.
KB스타즈는 9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전에서 79대78, 1점차의 진땀승을 거두며 10연승을 찍었다. 또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도 '4'로 줄였다.
하지만 우승에 더 근접했음에도 불구, KB로선 결코 마음 편하지 못한 경기였다. 팀의 기둥인 박지수가 2쿼터 종료 1분 58초를 남기고 우리은행 박지현과 부딪혀 오른 발목을 다쳤기 때문이다. 바닥에 넘어진 후 흐느껴 울 정도로 고통스러워 했고, 결국 들것에 실려나간 후 다시 경기에 투입되지 못했다. 하필 이날이 주말인데다, 원정 경기여서 바로 병원으로 후송은 하지 못했고, 10일 오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병원에서 MRI를 찍어 정밀 검사를 하기로 했다. KB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박지수가 신장에 비해 상당히 유연한 편이라 그나마 더 큰 부상은 피한 것 같다"면서 "몸 상태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기간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지난달 20일 BNK썸전에서도 BNK 김진영과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다리가 꺾이며 트레이너에 업혀서 나갈 정도였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조금의 휴식 후 바로 경기에 투입됐지만, 이후 3경기만에 또 다시 코트에 쓰러진 것이다. 10㎝ 이상 신장이 작은 선수들과 매치업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무릎이 오금과 부딪히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경우지만, 박지수가 KB뿐 아니라 한국 여자농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했을 때 가슴이 철렁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박지수가 벤치로 물러나기 이전까지 16분 53초를 뛰며 무려 14개의 리바운드로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덕에 KB는 전반을 46-28로 크게 앞섰지만 이후 리바운드 싸움부터 완전히 전세를 역전당하며 후반에만 우리은행에 무려 50득점을 허용, 대역전극을 허용할 뻔 했다. 라이벌전이었기에 더욱 박지수의 빈자리가 커보였다.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더라도 현재로선 박지수가 무리하게 뛸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10경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2위 신한은행과 무려 6경기차가 나며 사실상 뒤집어지기 힘든데다 정규리그 1위가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하는 어드밴티지도 지난 시즌부터 없어졌기에 신한은행이나 3위 우리은행이 전력을 다해 1위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3~4라운드의 모든 경기를 이기며 10연승을 달리고 있는 KB가 남은 5~6라운드마저 완벽하게 장악하며 20연승을 달성했을 경우 지난 2016~2017시즌 우리은행이 올렸던 승률 9할4푼3리(33승2패)를 뛰어넘는 대기록 달성이 가능하지만, 이 역시 박지수가 없다면 달성하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의미도 없기 때문에 굳이 무리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2월에는 2022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최종예선이 세르비아에서 열릴 예정인데, 호주 세르비아 브라질 등 장신들이 즐비한 강팀과의 대결에서 박지수 없이는 완패를 면할 수 없다. 단 한 경기를 통해서도 역시 '국보 센터'임을 여실히 입증한 박지수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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