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사령탑도 감탄한 기적의 회복력 '어머니의 사랑'은 위대했다.
레오는 지난달 23일 KB손해보험전에서 4세트 초반 발목을 다쳤다. 공교롭게도 한국으로 온 어머니와 아들이 자가격리 해제 후 체육관을 찾은 첫 경기였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약 2년간 어머니를 못 본 레오는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보낼 생각에 더욱 힘을 냈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도 "레오가 훈련 때부터 힘을 내더라"라고 미소를 지을 정도였다.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점프 착지 과정에서 상대의 발을 밟았고, 발목이 꺾였다. 통증이 심하자 레오는 소리치며 온몸으로 아쉬움을 전했다. 코트 밖으로 나온 레오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상태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약 4주 정도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중위권 싸움으로 갈 길 바쁘던 OK금융그룹에게도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OK금융그룹은 레오가 빠진 뒤 3경기를 모두 내줬다. 현대캐피탈-KB손해보험-대한항공에 모두 셧아웃 패배를 당하면서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졌다. 순위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11일 현대캐피탈전을 앞둔 석 감독은 레오의 몸 상태에 대해 '오늘 나온다'고 깜짝 선언했다. 부상 후 19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 지난 6일 대한항공전을 앞두고도 석 감독은 레오의 몸 상태에 대해 "40~50% 정도"라며 조기 복귀는 어렵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레오의 기적같은 회복력에는 어머니의 지극정성 간호가 있었다. 석 감독은 "음식도 집에서 먹으면서 어머니께서 잘 봐주신 거 같다. 초기에 얼음 찜질도 밤새 해주셨다고 한다. 많은 힘이 된 거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돌아온 레오는 100%를 자신했다. 다만, 석 감독은 "불안해서 조절해주려고 한다"고 이야기하며 레오를 세트 중반에 투입하곤 했다. 비록 팀은 풀세트 끝에 패배했지만, 레오는 17득점 공격성공률 43.75%를 기록하면서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레오가 돌아오면서 OK금융그룹은 다시 한 번 순위 싸움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 다만, 숙제도 있었다. 최근 주전세터 곽명우가 다소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백업 세터 권준형이 출전 시간을 늘렸다. 권준형의 경우 레오와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았다. 국내 선수들과는 잘 풀어가다가도 레오에게 공을 주면 블로킹에 막히곤 했다.
석 감독은 "권준형이 분위기도 바꾸고 볼배분도 좋았는데, 레오와 맞지 않더라. 끝내야 할 때 못 끝냈다"고 지적했다.
석 감독은 "앞으로 세터 운영에 고민이 있을 거 같다. 레오가 완벽하게 회복하면 곽명우로 갈 거 같다. 권준형도 백업으로 있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레오와 훈련을 통해서 맞추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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