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겨울 주전 포수 FA는 모두 원 소속팀에 잔류했다.
한화 이글스 최재훈, KT 위즈 장성우,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차례로 원 소속팀 잔류를 선언했다.
타 팀이 영입했다면 모두 안정된 안방을 구축할 수 있는 리그 정상급 포수들.
하지만 깜짝 이적은 없었다. 타 팀의 오퍼 이전에 이들을 잔류 시키겠다는 소속 팀 의지가 강력했다.
한화는 FA 시장이 열리기 무섭게 최재훈에게 5년 총액 54억원이란 파격적 대우로 주저앉혔다. 올시즌 FA 1호 계약이었다.
KT도 우승 포수 예우에 공을 들였다. 큰 이견 없이 4년 총액 42억원에 사인했다.
삼성도 골든글러브 수상자 삼성 강민호 잔류 목표를 일찌감치 선언하고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4년 총액 36억원에 개인 통산 세 번째 FA계약이 이뤄졌다.
KT 허도환이 포수 중 유일하게 LG와 이적 FA 계약(2년 총액 4억원)을 했지만, 주전이 아닌 백업 포수였다.
이들 세 팀은 왜 주전 포수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을까.
타 팀 이적 시 후폭풍 때문이다. 주전 포수는 특별한 포지션이다. 베테랑부터 유망주까지 팀의 투수들을 속속 파악하고 있다. 투구 패턴과 성향은 물론 사소한 습관과 루틴까지 알고 있다.
주전 포수가 이적할 경우 "사인을 다 바꿔야 한다"는 푸념은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 주전 포수가 담고 있는 방대한 내부 정보가 라이벌 팀에 고스란히 전달되는 차원의 문제가 발생한다.
리그 최고 포수였던 강민호와 양의지의 이적 후 사례를 살펴보자.
강민호 이적 직전인 2017년 롯데는 삼성과 7승1무8패로 호각세였다. 하지만 주전 포수의 삼성 이적 직후인 2018년 4승12패로 크게 밀렸다. 그해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전(3승13패) 다음으로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롯데 투수를 훤히 꿰고 있던 강민호는 그해 롯데를 상대로 3할3푼3리 타율과 6홈런 19타점으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무엇보다 롯데는 강민호 이적 후 4년 간 안방 불안에 시달리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양의지도 마찬가지다.
양의지 이적 직전인 2018년 두산은 NC에 12승4패로 압도적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양의지 NC 이적 첫해인 2019년 8승1무7패로 대등한 위치를 내줬다. 이적 2년째인 2020년에는 7승9패로 열세 전환. 그해 양의지는 두산을 상대로 0.389의 타율과 4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친정을 공-수에서 괴롭혔다. 기어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4승2패 역전 시리즈를 이끌며 창단 첫 우승을 견인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의지의 이적이 없었다면 2020년 한국시리즈 패권 향방은 예측하기 힘들었다.
KIA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주전포수를 구한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고 있다.
FA를 1년 남긴 키움 박동원 트레이드설이 돈다. 1년 후 FA 시장에 나올 박세혁 박동원 유강남에 대한 언급도 있다.
어떤 쪽으로든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주전 포수를 내보내는 건 소속팀에 큰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로든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절박함이라면 빅딜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주전 안방마님을 떠나보낸 뒤의 전력 출혈에 팬들의 반발까지 만만치 않은 후폭풍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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