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의 선수 인생 마지막 해가 밝았다.
2020년 롯데와 맺은 이대호의 FA 계약 기간은 2년. 당시 이대호는 계약 조건에 '한국시리즈 우승 옵션'을 포함시키며 2년 뒤 은퇴를 공언했다.
나이는 들었지만 이대호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타율 2할8푼6리 19홈런 81타점. 팀내 홈런 1위-타점 3위의 기록이다. 예년과 달리 4번 타자가 아닌 5~6번 타순에 위치했음에도 찬스마다 확실한 한방을 때려냈다.
하지만 롯데는 시즌 도중 감독 경질 등 혼란을 겪으며 8위에 그쳤다. 후반기 대반격은 인상적이었지만, 직전 시즌(7위)보다 오히려 한계단 내려앉았다.
이제 이대호에게 남은 시간은 1년뿐이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절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KBO리그에선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아본 적이 없다.
경남고 출신 부산 토박이인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 통산 2000안타, 350홈런, 1300타점, 700볼넷을 넘긴 리빙 레전드다. 2010년 타격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며 시즌 MVP를 따냈고, '조선의 4번'이란 별칭을 얻을 만큼 국가대표에서도 맹활약했다. 미국프로야구(MLB)와 일본을 거치며 세계에서 통하는 기량도 증명했다.
하지만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는 주형광과 박정태가 투타를 이끈 1999년이다. 이대호의 한국 복귀 첫해인 201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그가 "이제 개인 기록은 관심없다. 오직 팀 성적 뿐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라며 결연하게 외치는 이유다.
2021년에도 롯데를 한국시리즈 컨텐터로 꼽는 야구인은 많지 않다. 이대호의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을 앞둔 올겨울에도 롯데는 외부 FA 영입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에 이대호 다음 가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손아섭을 내줬다. 다소 부진했다곤 하지만, 타율 3할1푼9리 최다안타 4위(173개)로 건재를 증명한 손아섭의 빈 자리는 작지 않다.
롯데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다. 지난해 리빌딩에 성공한 젊은 마운드다. 지난패 팀 평균자책점(5.38)은 최하위였지만, 힘든 한 해를 겪으면서 마운드를 단단하게 다졌다. 김대우(38)와 진명호(33)을 제외하면 20대 투수들로 가득하다.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박세웅은 이제 외국인 선수들과 원투펀치를 이루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당당한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지난해 후반기 스타로 떠오른 이인복을 비롯해 이승헌 서준원 최영환 나균안 등 그 뒤를 받칠 하위 선발 후보들의 풀도 풍부해졌다.
철벽 불펜은 지난해 롯데를 지탱한 원동력이었다. 구승민(1.76)-최준용(1.86)-김원중(1.88)의 '후반기 평균자책점 1점대 트리오'는 이기는 경기마다 7~9회를 말 그대로 삭제시키며 상대팀에게 압박감을 줬다. 김도규와 김진욱 역시 언제든 필승조로 올라설 수 있는 구위와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손아섭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문경찬, 신인 이민석과 진승현 등의 가세로 마운드가 한층 두터워졌다.
롯데 역사상 유일한 신인상 수상자이자 마지막 우승(1992년)의 주역이었던 염종석 현 동의과학대 감독은 "이대호야말로 롯데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한국시리즈 우승만 차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영웅'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을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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