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국 관객들의 몰아주기 경향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작은 영화들이 성공하기 힘들고 이른바 텐트폴 영화라고 불리는 블록버스터들이 관객들을 흡수해가는 현상은 2000년대에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더 심화되고 있다. 이른바 '되는 영화 몰아주기'가 자리 잡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트렌드는 그리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범죄도시2'가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 관계자들도 어둠의 시대를 지났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줄지어 기다리고 있던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차례로 개봉하고 있다. 하지만 6월엔 '범죄도시2' 그리고 약 590만 관객을 모은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제외하곤 흥행의 단맛을 보지 못했다. 그 사이 '범죄도시2'보다 앞서 개봉한 '마녀 Part2. The Other One'는 240만명을 모으는데 그쳤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칸 남우주연상 수상작 '브로커'는 120만명만 극장에 불러들였다. 박찬욱 감독에게 칸 감독상을 안긴 '헤어질 결심'도 167만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중이다.
할리우드 영화도 마찬가지다. 6월 22일 개봉한 '탑건:매버릭'이 700만 관객을 모으는 사이 ''쥬라기 월드:도미니언'은 283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고 '토르:러브앤썬더'도 270만을 간신히 넘겼다. 기대를 모았던 '토이스토리'의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는 단 34만명만 모으며 셔터를 내렸다.
쌍끌이 1천만이 기대됐던 '한산:용의 출현'(이하 한산)과 '외계+인' 1부 역시 희비가 엇갈렸다. '한산'은 개봉 첫 주 227만명을 동원하며 '명량'에 이어 1000만 관객 동원에 청신호를 켰다. 반면 '외계+인' 1부는 개봉 후 두번째 주말을 보내고도 135만 관객만 불러들여 '흥행 참패'라는 말이 어울리게 생겼다. 그동안 '흥행 불패'라 불렸던 최동훈 감독에게는 최악의 성적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영화 관람료 인상의 여파가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는 2년 동안 극장은 세 차례나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누적된 적자와 고물가 등을 고려한 인상이지만 2년만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1만원 안팎이었던 관람료가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두 명씩 동반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 국내 사정을 보면 2만원이면 볼 수 있던 영화를 3만원에 봐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부풀어오르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관람료를 인상했지만 극장가가 활기를 띄면서 오히려 관람료 인상이 독이 돼 돌아오는 형국이 돼버렸다.
OTT의 부흥도 극장가에게는 위기다. 많은 인기작들이 빠른 시일내에 OTT에 등장하면서 '꼭 봐야할 영화'를 제외하고는 OTT 오픈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나의 OTT뿐만 아니라 여러 개의 OTT에 가입하는 것이 일상화된 요즘, OTT비용은 고정 지출이지만 영화 관람료는 예상외 지출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상황이라 관객들은 '꼭 봐야하는 영화'만 찾아보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 당장 8월만 해도 한국영화 '비상선언'과 '헌트' '리미트' 등이 연이어 개봉하는 극장가에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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