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KIA 타이거즈를 만나 두 달여 만의 위닝 시리즈에 도전하는 한화 이글스의 발걸음은 이날도 험난했다. 2018년 4월 26일 이후 8차례 맞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했던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4득점을 하면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4-1로 앞선채 시작된 7, 8회 수비에서 잇달아 위기가 찾아왔다. 7회초엔 마무리 보직 휴식을 부여 받은 장시환이 2사 2, 3루 위기를 넘기는데 성공했으나, 8회초 등판한 윤대경이 최형우, 김선빈에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2, 3루, 동점 위기에 맞닥뜨렸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윤대경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윤산흠(23)을 올렸다. 3일 KIA전에서 2-3으로 뒤지던 7회초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윤산흠은 이틀 연속 최대 고비의 순간 벤치의 부름을 받았다.
윤산흠은 전날 4안타를 기록한 박동원과 맞닥뜨렸다. 윤산흠의 연습 투구 장면을 대기 타석에서 지켜보던 박동원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타이밍을 잡았음을 시사했다. 3개의 공을 잇달아 주무기 커브로 구사한 윤산흠은 2B1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이내 145㎞ 직구 두 개로 삼진을 이끌어냈다.
고비는 이어졌다. KIA 김종국 감독은 고종욱 타석에 벤치 대기하던 좌타자 류지혁을 내보냈다.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최대 승부처에서 베테랑의 힘에 승부를 걸었다. 직구와 커브를 섞어 2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든 윤산흠이지만, 류지혁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가면서 공을 빗맞췄다. 결과는 윤산흠의 승리, 6구째 146㎞ 직구를 포수 미트에 꽂아 넣었다. 류지혁은 그대로 선 채로 삼진을 당했고, 윤산흠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벤치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보던 수베로 감독도 포효하면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광주진흥고 시절 타자로 뛰던 윤산흠은 투수로 전향하기 위해 영선고로 전학을 택했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채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로 건너간 윤산흠은 2019년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으나, 1군 콜업 없이 이듬해 방출됐다. 다시 독립리그 스코어본 하이에나들로 향해 재기를 노리던 그는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 육성 신분으로 입단했고, 결국 꿈에 그리던 1군 콜업으로 정식 선수로 데뷔했다. 제구 숙제를 푼 올해는 1군 무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꿈을 위한 선택을 위해 후회 없이 달리며 비로소 성과를 만들어낸 윤산흠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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