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림 감독이 '비상선언'을 통해 재난을 마주한 인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한 감독은 3일 스포츠조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비상선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날 개봉한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을 그린 항공 재난물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이 출연해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선을 보인 '비상선언'에 대해 한 감독은 "마치 작품을 두 번 개봉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설렌다"며 "작품을 칸에서 공개할 당시에도 코로나 시국이었기 때문에 많은 취재진들이 오지 못했다. 작품 관람 후에도 그저 의례적인 인사였을 뿐 구체적인 코멘트를 주지 않았다"며 "음악, CG, 긴 러닝타임 등 보완할 점이 많다고 느껴 디테일한 부분들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비상선언'은 3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예매율 40.2%로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우리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인 것 같다"고 겸손해하며 "개봉 전, 관객들에 어떠한 작품으로 보여질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많은 분들께서 작품에 담아낸 의도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10년 전부터 기획된 작품이었으나, 영화 촬영 도중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실제로 팬데믹 시기에 촬영한 한 감독은 "현실을 마주했을 때 기가막힌 감정도 들고 굉장히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며 "그래도 영화에서 보여드리고자 했던 것처럼 재난을 성실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고 전했다.
한 감독은 '우아한 세계', '관상'에 이어 송강호와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땅 위에서 인호(송강호)의 역할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안 될 것 같았다"며 "러닝타임이 두 시간이지만 배우가 얼마나 호소력 있게 캐릭터를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잡힌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송강호 선배와 꼭 작업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강호는) 늘 배우로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어른이고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많은 의지가 됐고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눴다"고 밝혔다.
임시완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감독은 "한동안 '미생'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당시 장그래 역을 연기하는 임시완을 보고 '이렇게 올바르고 착한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촬영 당시 요구한 디렉팅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이코패스이고 범죄자이지만, 진석이라는 캐릭터를 선해보이는 사람이 연기하면 어떨까 궁금했다. (임시완에) 본인을 범죄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해달라고 했다. 편하게 일상적인 대사처럼 하면 저절로 몰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한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비행 공포증이 완화됐다"며 "촬영을 준비하면서 공부하고 기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중에 운동수단 중 비행기는 굉장히 안전한 축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보통 SF 장르물은 관객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연출하기에 감독에 대한 신뢰적인 부분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오히려 비행기 소재를 작품 속에 담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았다. 배우, 스태프들과 촬영하면서 위기에 놓인 상황을 섬세하게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 감독은 "한 가지에 몰입해서 잘 하고 싶은데 늘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며 "어려운 시국이지만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자 오랜시간 준비했다. 나에게 작품은 위로와 희망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요소를 끌어들여 목표를 잃어버리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라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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