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분위기를 추슬러야 할 사람은 감독이다. 이건 동서고금을 막론한다.
그럴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하고, 프런트는 감독의 역할 중 이 부분을 비중있게 관리한다. 일단 구단의 신뢰도가 높은 감독은 선수들 앞에 나섰을 때 메시지의 설득력이 높다.
뉴욕 양키스는 최근 5연패의 늪에 빠지며 올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까지 5경기를 연달아 패하며 시즌 최다 연패에 맞딱뜨렸다.
9일 시애틀과의 원정 3연전 첫 날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이 선수단을 소집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발동한 것이다. 그는 전날 세인트루이스전서 5회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를 퇴장당하기도 했다. 개인통산 23호, 올시즌 6호 퇴장이었다. 선수들에게 뭔가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었다.
분 감독은 '우리가 누구인가'를 주제로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오늘 선수들을 모아 얘기를 나눴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어수선했고, 새로 온 선수들과 나간 선수들이 있었다. 그들을 한데 모아놓고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것을 우리는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우리 앞에 놓인 챔피언이라는 목표를 확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양키스도 최근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분주했다. 선발투수 조던 몽고메리와 외야수 조이 갈로를 내보냈고, 거포 외야수 앤드류 베닌텐디, 선발 프랭키 몬타스와 불펜 루 트리비노 및 스캇 에프로스를 영입했다. 그 직후 5연패의 늪에 빠진 것이었다.
분 감독은 선수단 미팅 후 분위기에 대해 "선수들이 무척 공감했다고 느꼈다. 지금 우리가 팀으로 잘 하고 있고 많은 걸 하고 있다는 걸 선수들은 안다. 각자 최선을 다해 결과물을 얻을 것으로 확신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 감독은 "경기는 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반대로 분위기가 좋을 때도 승리를 당연하다고 여기면 안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이긴다는 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키스는 전반기 내내 7할대 승률을 유지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렸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승률이 6할대 중반대로 떨어졌고,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도 불안해졌다. 이날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은 LA 다저스다.
분 감독은 "우리는 전반기에 선발, 불펜, 공격과 수비, 베이스러닝 등 모든 부분이 잘 돌아갔다. 우리의 득점 능력은 여전히 좋다고 생각한다. 수비도 그렇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부진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모든 면에서 꾸준해야 하고 우리는 그럴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분 감독의 메시지가 선수단에 명확히 전달된 듯 양키스는 9대4로 승리, 5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선발 제임슨 테이욘이 7이닝 3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고, 조시 도날드슨이 4안타 3타점을 올리는 등 타선도 고루 활약했다. 애런 저지는 9회 시즌 44호포를 터뜨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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