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나랑 승부 안할 줄 알았는데…."
끝내기 패배 위기. KIA 타이거즈 벤치는 만루 작전 대신 정면 승부를 택했다.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승부처는 10회말이었다. 두 팀은 9회까지 2-2 동점을 깨지 못하면서 연장 승부에 접어들었다. KIA가 10회초에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10회말 삼성이 찬스를 살렸다.
9회를 막았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물러나고, 10회말 한승혁이 등판했다. 한승혁은 첫 타자 김지찬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맞았다. 그리고 다음 타자 김현준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김현준이 통증을 호소하면서 대주자 김성표로 교체됐고, 무사 1,2루 찬스를 맞이한 삼성은 '정석대로' 다음 타자 김성윤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했다.
KIA가 초구 볼 이후 투수를 고영창으로 교체했고, 김성윤은 3구째 희생 번트에 성공했다. 주자 2명이 안전하게 득점권에 진루했다.
1사 2,3루. 다음 타자는 4번타자 호세 피렐라였다. 리그에서 가장 잘 치는 외국인 타자다. 1루 베이스가 비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KIA 벤치가 피렐라를 자동 고의4구를 거르고, 5번타자 오재일과 승부하는 것을 택할 수도 있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만루에서 오재일을 상대해 병살타를 유도해내는 것. 오재일은 이날 첫 타석에서 2루타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범타에 그쳤다. 올 시즌 고영창을 상대로는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KIA 배터리는 피렐라와의 정면 승부를 택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피렐라는 2구째 주저 없이 스윙했다.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내야를 넘었고,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경기를 끝내는 피렐라의 적시타였다. 삼성은 3대2로 승리하며 지루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피렐라도 자신과의 승부가 의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피렐라는 "사실 나와 승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승부를 하길래 좋은 공을 어떻게든 잘 쳐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KIA는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숱한 득점 찬스를 놓쳤고, 마지막 실점 위기는 극복하지 못했다. 피렐라와의 정면 승부 결과는 실패였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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