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잠실 홈런왕이 11일 잠실 NC전에서 폭발했다.
8회말 체크 스윙 삼진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코치의 만류 속에 덕아웃으로 향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복도 뒤에서는 헬멧을 바닥에 패대기 쳤다.
좀처럼 분을 참지 못하자 9회초 1사 1루 수비 때 김태형 감독은 1루수 양석환을 덕아웃으로 불러들이고 강승호로 교체했다.
지난해 28홈런으로 27홈런의 김재환을 1개 차로 누르고 잠실 홈런왕에 올랐던 두산의 주포. 왜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화염에 휩싸였을까.
상황은 이랬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정수빈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대한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냈다.
타석에는 3번타자 양석환. 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던 그에게 이번 찬스는 절실했다.
이날 전까지 최근 7경기에서 홈런과 타점 없이 24타수4안타에 그치고 있던 터. 집중력과 예민함이 두배였다. 2구 연속 슬라이더 승부에 초구를 놓치고, 2구째 헛스윙. 볼카운트가 0B2S로 코너에 몰렸다.
김시훈의 146㎞ 몸쪽 하이패스트볼에 공을 피하는 자세에서 배트가 어정쩡하게 움직였다. 1루심은 배트가 돌았다고 판단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배트 끝이 돌지않고 멈춰세웠다고 생각한 양석환이 반발했다. 그 자리에서 서서 들어가지 않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나와 1루심에게 "안 돈 것 같다"며 항의했지만 스트라이크 콜이 번복될 리 없었다. 감독은 금세 벤치로 돌아갔다. 하지만 양석환은 달랐다. 주심이 들어가라고 해도 항의의 표시로 한참을 머물렀다. 달려나온 코치의 만류로 퇴장은 면했다. 배트도 바닥에 그대로 둔 채 돌아섰다.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듯 덕아웃 근처에 다가섰을 때 고개를 외야 쪽으로 돌려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 복도 뒤에서는 서성거리다 헬멧을 내동댕이치며 풀리지 않은 분을 삭혔다.
결국 두산은 1사 2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9회초 NC 마티니에 결승적시타를 내주며 2대3으로 패했다. 3연패로 5위 KIA와의 승차가 5게임 차로 멀어졌다. 7위 NC에 반게임차로 쫓기면서 탈환보다 수성이 급하게 됐다.
찬스를 억울한 판정으로 놓쳤다고 생각한 양석환으로서나 두산으로서나 무척 아쉬웠던 순간이자 결과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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