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경기는 잘 풀렸는데 전광판이 말썽이다. 구장관리팀만 조마조마한 가슴을 달랬다.
1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홈팀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를 연신 폭격했다. 1층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KIA 없이는 못살아', '아파트'를 합창하며 모처럼의 대승을 즐겼다.
이대호의 광주 은퇴투어가 열린 날이었다. 은퇴전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대호는 경기전 광주 야구팬 100명(양팀 50명씩)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진행하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팬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한 건 야구가 아닌 전광판이었다. 5회초부터 전광판 일부가 제멋대로 깜빡거리며 경기를 방해했다. 부속품에 이상이 있었다.
타석에서 전광판을 바라보는 타자들의 시야를 방해하는 상황. 몇차례 경기가 중단됐다. 5회말 도중 KIA 측은 임시 방편으로 전광판을 아예 끄고 경기를 진행했다. 구장 내에는 관중들의 양해를 구하는 홈팀 측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클리닝타임(그라운드를 정비하는 시간, 5회말 종료 후)이 머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것. 5회말이 끝난 뒤 KIA 측은 엔지니어를 투입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6회초 시작과 함께 KIA 측은 "불량 부분 점검을 완료했다. 혹시 또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엔지니어가 현장에 대기중"이라고 전했다.
KIA는 이날 선발 이의리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 박찬호의 홈런,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도영 등의 장타, 상대의 제구 난조와 폭투 등을 묶어 9대0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홈팀으로서 시설물 관리에 약점을 보인 씁쓸함이 공존한 하루였다.
상대팀 롯데는 이의리에게 7회까지 무려 10개의 삼진을 내주며 무득점, 철저하게 눌린 끝에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완패했다. 지난 7월 24일 0대23, KBO리그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를 당했을 당시 선발투수도 이의리였고, 그때도 7이닝 무실점의 호투였다. 키움 히어로즈전 스윕의 기세를 몰아 복수전을 꿈꿨지만, 자멸하며 패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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