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7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결정적 실책으로 동점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역적'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으나, 뒤이은 공격에서 팀 승리를 만드는 결승타를 날렸다.
이날 8회초, 3-0으로 앞서던 KIA는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재열이 솔로포 포함 3연속 안타를 얻어 맞으면서 SSG 랜더스에 1점차까지 추격 당했다. KIA 벤치는 1사 1루에서 윤중현을 마운드에 올려 불을 끄고자 했다. 윤중현은 SSG 후안 라가레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방향 땅볼을 유도했다.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마칠 수 있는 기회. 그러나 타구는 박찬호가 걷어 올린 글러브 밑으로 빠져 나갔다. 더블 플레이를 직감하고 2루로 슬라이딩 했던 주자 하재훈은 엉겁결에 다시 일어나 3루까지 내달렸다.
이닝을 마칠 수 있는 기회가 1사 1, 3루 위기로 바뀐 순간, 박찬호는 윤중현을 향해 오른손을 가슴에 갖다대며 미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윤중현은 박성한을 뜬공 처리했지만, 최주환에 안타를 내주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KIA는 SSG 김민식 타석에서 나온 류지혁의 실책으로 2사 만루 위기에 처한 가운데 김정빈을 마운드에 올려 결국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울 수 있었다.
이어진 8회말 공격. 박찬호에게 거짓말처럼 찬스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 박동원이 SSG 노경은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류지혁이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1사 2루, KIA가 추가점을 뽑을 기회를 잡았다. 박찬호는 노경은의 2구째를 공략해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1루를 밟은 박찬호는 크게 포효하면서 마음의 짐을 털어낼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SSG를 잡은 KIA는 시즌전적 51승1무51패로 5할 승률 복귀에 성공했다. 나성범의 선제 스리런, 선발 투수 토마스 파노니의 6⅓이닝 무실점 역투가 승리의 발판이 됐다. 투-타 노력이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던 순간, 박찬호가 결자해지하면서 결국 KIA는 해피엔딩을 썼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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