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골넣고 유니폼을 벗는 상상, 현실이 됐다."
고경민의 미소였다. 경남은 17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33라운드에서 후반 37분 터진 고경민의 결승골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에 성공한 경남(승점 41)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고경민은 "중요한 시기에 승리를 거둘 수 있어서 기쁘다. 플레이오프 경쟁을 펼치는 아산이 졌더라. 그래서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 전 시선은 양 팀의 브라질 트리오에 모아졌다. 경남은 '득점 선두' 티아고를 중심으로 엘리아르도, 카스트로가 나섰다. 설기현 경남 감독은 "티아고와 엘리아르도가 서로 다른 스타일인만큼 호흡을 맞추면 더 좋은 플레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대전에는 '2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인 카이저, 레안드로, 윌리안이 있었다. 특히 윌리안은 여름 경남을 떠나 대전 이적 후 처음으로 창원축구센터를 밟았다. 이민성 감독은 "윌리안은 22세 이하 출전 문제 때문에 후반에 나선다. 카이저는 브라질 1부 출신답게 알아서 잘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브라질 트리오의 화력 대결로 흘렀다. 대전이 먼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4분 카이저가 오른쪽에서 멋진 발재간으로 수비를 벗긴 후 올린 크로스를 레안드로가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대전은 레안드로의 빠른 발과 카이저의 강력한 슈팅으로 전반을 주도했다. 경남은 대전의 좌우 공격을 막기 위해 오랜만에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수비가 뚫리니 브라질 트리오의 공격도 풀리지 않았다.
후반 들어 경남이 응수했다. 후반 22분 티아고가 돌파하며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켰다. 티아고는 시즌 17번째 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동점이 된 후 경기는 불이 붙었다.
경기를 끝낸 것은 양 팀 브라질 트리오가 아닌, 경남의 베테랑 고경민이었다. 고경민은 후반 37분 모재현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뛰어들며 감각적인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 득점은 고경민의 100번째 공격포인트였다. 고경민은 272경기에서 75골-25도움을 올렸다. 그는 득점 후 유니폼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를 즐겼다. 고경민은 "간절히 바랬다. 100포인트를 할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골이었으면 했다. 팀 승리를 기여하는 골이었으면 하는 마음가짐이었다. 지난 김포전에 결정적 찬스를 놓쳤다. 하루 동안 잠을 못잤다. 영상을 50번은 돌려본 것 같다. 홈팬들 앞에서 하라는 뜻이라고 마인드 콘트롤을 했다. 그래서 더 기뻤다"며 "상상했다. 골을 넣고 유니폼을 벗고 가는 상상을 계속했다. 사실 단 한번도 하지 않은 세리머니다. 1생생하게 꿈을 꾸니까 이루어진 것 같다"고 했다.
100번의 공격포인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포인트를 묻자 "기억이 잘 안난다. 오늘 이 100번째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광주전 끝나고 감독님이 너 은퇴할래 하더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팀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고경민은 지금까지 기록한 75번의 득점이 모두 K리그2에서 이루어졌다. K리그1 득점에 대한 욕심이 클 수 밖에 없다. 고경민은 "기회가 된다면 K리그1에서 도움만 있다. K리그1에서는 2년 밖에 못뛰었다. 그때 당시에는 포지션이 생소한 사이드를 봤다. 일단 K리그1에서 하는 상상보다는 승격하는 상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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