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닥터 K'는 누구일까.
탈삼진 부문 1위는 186개를 잡은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다. 이어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181개), 시카고 화이트삭스 딜런 시즈(174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카를로스 로돈(168개)이 2~4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탬파베이 레이스 셰인 맥클라나한과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똑같이 165의 삼진을 잡아 공동 5위에 랭크됐다. 절대 수치만 놓고 보면 콜과 번스가 양 리그를 대표하는 탈삼진 투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탈삼진 능력을 나타내는 9이닝 평균 수치(K/9)는 오타니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59명 중 1위다. 오타니는 16일(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6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이날까지 117이닝을 던진 오타니는 K/9가 12.69다. 9이닝을 던질 경우 평균 12.69개의 삼진을 잡는다는 뜻이다. 2위 시즈(12.17)보다 0.52가 높다. 상대한 타자 472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탈삼진율은 35.0%로 이 역시 양 리그를 통틀어 1위다.
오타니는 전형적인 '이닝 이터'가 아닌 탓에 탈삼진 절대 수치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지만, 비율로 파악하면 최고의 '닥터 K'로 부를 만하다.
100마일 넘나드는 포심 직구와 90마일대 중반의 슬라이더, 스플리터가 오타니의 주 레퍼토리다. 그러나 이날 시애틀전에서는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앉자 올시즌 처음으로 투심을 섞어 던지며 상대를 압도했다. 97개의 공을 던진 오타니의 직구 최고 구속은 99.8마일이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23개)의 비중을 크게 줄이고, 포심(38개)과 스플리터(16개), 투심(6개)을 위주로 투구했다. 경기 후 오타니는 "오늘 가장 안 좋았던 건 볼이 많았다는 것이다. 캐치볼과 불펜피칭을 통해 투심을 가다듬었는데 오늘 마음먹고 던져봤다"고 했다.
이러한 오타니의 탈삼진 능력은 역사적으로도 돋보인다. 오타니는 올시즌 20경기에서 10승7패, 평균자책점 2.69, 165탈삼진을 마크 중이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의 165탈삼진은 시즌 첫 20경기에서 잡은 에인절스 구단 역대 3위의 기록이다. 1,2위는 모두 놀란 라이언이 갖고 있는데, 1977년 211개, 1973년 182개를 각각 시즌 첫 20경기에서 기록했다.
라이언의 K/9는 1977년 10.26, 1973년에는 10.57이었다. 라이언은 전성기인 1970년대 완투를 밥먹듯하며 5번의 300탈삼진 시즌을 연출했다. 매년 300이닝 안팎을 소화했으니 탈삼진도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비율로 따지면 탈삼진 능력은 오타니가 라이언보다 한 수 위다.
팀당 60경기를 치른 2020년을 제외한 역대 한 시즌 K/9 최고 기록은 2019년 콜이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절 기록한 13.82다. 이어 2001년 랜디 존슨(13.41),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13.20), 2017년 크리스 세일(12.93), 그리고 올시즌 오타니 순이다. 역대 탈삼진 능력 '베스트5'에서 오타니가 빅유닛, 외계인 등 전설들과 동급이란 뜻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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