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해 11월. 오프시즌 삼성은 이학주 문제로 고민에 휩싸였다.
워크 에식 문제가 불거지면서 안고 가기가 힘든 상황이 됐다. 트레이드가 공론화 되기 시작했다.
맞춤형 상대팀은 바로 롯데였다. 마차도와 계약을 안 할 수도 있다는 전망과 맞물려 이학주의 롯데행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양 팀은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마차도 재계약과 이학주 트레이드는 전혀 상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이학주를 트레이드 한다, 안한다는 말도 선수와 라이온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말했다. 삼성 홍준학 단장도 "트레이드 입질 조차 없다"며 "우리쪽에서 급할 이유는 없다. 2월 초까지 필요한 쪽에서 제안이 오지 않겠느냐"며 만만디 전략으로 일관했다.
결국 이학주의 행선지는 마차도를 보낸 롯데였다.
캠프를 앞둔 지난 1월 말 삼성은 이학주를 내주는 대가로 최하늘과 2023년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롯데는 즉시 전력감 유격수를 얻었고, 삼성은 쓸 수 없는 주전을 내주고 미래 자원을 확보했다. 윈-윈이었다.
1m90 장신의 사이드암스로 최하늘은 롯데가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연수를 보낼 만큼 성장가능성에 주목했던 유망주 투수였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김태군 영입을 위해 NC에 심창민을 내준 삼성으로선 옆구리 투수 보강이 필요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키워서 쓸 수 있을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삼성 이적 후 선발 2경기 만에 완벽투로 데뷔 첫승을 거두며 활약을 예고했다.
최하늘은 1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5⅔이닝 동안 86구를 던지며 5안타 4사구 2개, 3탈삼진 무실점으로 9대5 승리를 이끌었다. 이적 후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롯데전에 기록한 개인 통산 최다 이닝(4이닝)과 최다 투구수(69개)를 뛰어넘었다.
패스트볼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조화가 눈부셨다. 공격적으로 맞혀 잡는 경기 운영능력도 선발 요원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이날 선발 등판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대행은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로 게임 감각이 떨어져 있었는데, 경기를 계속 나가면서 게임 운영능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활약을 예고한 바 있다.
기대보다 일찍 터진 잠재력. 뷰캐넌과 원태인이 타구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살짝 이탈한 어려운 상황에 한줄기 빛이었다.
삼성으로선 이학주가 비운 유격수 자리에 이재현과 이해승 등 신예 유격수들에게 성장 기회를 부여할 수 있었다.
선발감 사이드암 장신투수를 얻은 것도 모자라 다음달 15일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전체 23번째 루키를 지명할 수 있다. 1차지명제도가 없어지고 10년 만에 부활한 전면 드래프트. 1년 전 2라운드 픽이나 다름 없다.
지난해 종합 3위로 지명순서가 뒤쪽인 삼성으로선 롯데에서 양보받은 3라운드 픽을 활용해 파워 툴을 갖춘 외야수 자원 등을 영입할 수 있다. 1,2라운드에서 주로 투포수와 내야수가 빠지는 점을 감안하면 23번째 지명 순서에서는 안목에 따라 미래의 중심타자가 될 수 있는 출중한 외야수를 고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래저래 삼성으로선 최상의 결과를 얻은 이학주-최하늘 트레이드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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