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미국야구를 현장에서 직접 겪고 돌아온 김경문 전 감독. 야구를 향한 열정은 여전히 뜨거웠다.
김경문 전 감독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의날' 행사에 참석, 허구연 KBO 총재로부터 공로패를 수상했다.
김 전 감독은 5개월여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전날 귀국했다. 오랜만에 한국 야구 현장으로 돌아온 그의 얼굴은 밝았다. 피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야구의날'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 날은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다.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사람이 바로 김 전 감독이다. 그는 "정말 영광스럽고 기쁘고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미국 연수에 대해 "그동안 감독을 계속하면서 나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미국 야구의 변화를 직접 보고 배우고 싶었다. 올림픽 마치고 LA 다저스와 연결되서 더블A 트리플A 도미니카공화국까지 많은 것을 보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야구를 '치열한 생존 경쟁의 무대'라고 설명했다. 팀당 마이너리그 선수가 300명씩 되고, 이제 겨우 18~19세쯤 된 선수들이 상당한 기량을 갖고 있음에도 어느날 갑자기 방출된다는 것. 김 전 감독은 "수준 차이가 꽤 있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대학교 1학년 나이인데, 이런 선수들이 있나? 4~5년 뒤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나올 선수들인데"라며 주의깊게 살펴봤다고. "11시 연습이니까 야구장을 아침 7시부터 나가야했다.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다저스는 번트 연습을 안한다. 메이저리그 30개팀 중에 번트 연습 하는 팀이 몇팀 안된다. 시프트 빈틈 노리는 건 연습해도…도루도 가급적 자제한다. 오로지 잘 치는데만 포커스를 맞추더라. 아직 한국이 따라하기엔 이르지 않나,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시선은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이끌 내년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으로 쏠린다. 특히 미국은 투수코치에 앤디 페티트, 타격코치에 켄 그리피 주니어라는 레전드들을 선임했다. 마이크 트라웃, 트레버 스토리, 놀런 아레나도, 폴 골드슈미트, J.T.리얼무토, 브라이스 하퍼, 피트 알론소 등 참가 의사를 밝힌 선수들의 명단도 쟁쟁하다.
김 전 감독은 미국 대표팀의 남다른 준비태세를 인정하면서도 "단기전은 싸워볼만하지 않나 싶다. 이강철 감독이 한국 야구의 명예회복을 하지 않을까"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미국이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오더라. 안 나와도 될 슈퍼스타들이 다 나온다고 하니까 다른 선수들도 '나도 나가겠다' 하는 분위기다. 미국도 코로나19 이후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이강철 감독은 국제대회 투수코치도 해봤고, 경험많은 사령탑이다. 일단 김광현 양현종이 있고, 구창모 박종훈도 돌아왔다. 미국 쪽에서도 참가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 기회에 불러서 교류하는게 맞다고 본다. 처음이 어렵지 한번 하고 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 감독이 워낙 투수는 전문가 아닌가. 일을 한번 낼 것 같다."
이날 김 전 감독은 진갑용 KIA 수석코치를 상대로 시구를 하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당분간 좀 쉬면서 한국 야구를 좀 볼 생각이다. 한창 순위싸움이 치열한 시즌 막판 아닌가.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주고, 야구장에 팬들이 더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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