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말 간절했어요."
정해영(21·KIA 타이거즈)에게 2022년 8월은 시련의 시간이었다.
2020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34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마무리투수로 우뚝 섰다.
올해 전반기에도 32경기에서 2승3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KBO리그 역대 최연소 30세이브에 이어 50세이브도 정해영의 몫이었다.
지난 3일 한화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25세이브를 올린 뒤 최악의 순간을 맞이했다. 6일 두산전에서 홈런 두 방을 맞으며 6실점으로 무너진 것.
10일 삼성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정상 궤도에 오르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어깨 염증으로 휴식을 취하게 됐다.
23일 1군에 복귀한 정해영은 24일 고척 키움전에 등판했다. 복귀전은 악몽과 같았다. 10-9로 앞선 9회말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채우지 못한 채 2실점을 하면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5일 잠실 LG전. KIA는 1-0으로 앞선 7회말 투수 4명을 투입하는 등 점수 지키기에 돌입했다.
여전히 한 점 차 살얼음판 리드. 8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 정해영을 올렸다.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가르시아를 범타로 잡았다.
9회말. 시작부터 불안했다. 선두타자 문성주의 타구가 정해영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 안타가 된 것. 문보경의 희생번트 실패가 있었지만, 유강남에게 안타를 맞았다.
1사 1,2루 위기. 후속 홍창기가 좌중간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빠진다면 주자 두 명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코스였다.
좌익수 소크라테스가 몸을 날렸고, 타구는 그림같이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2루에 있던 문성주는 소크라테스의 캐치를 확인하지 못했고, 결국 귀루하지 못하면서 아웃카운트 두 개가 올라가며 경기가 끝났다. 정해영은 22일 만에 시즌 26세이브 째를 챙겼다.
경기를 마친 뒤 정해영은 "정말 간절했다. 어제 경기가 끝나고 너무 힘들어서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코치님께서 맞더라도 직구로 맞으라고 하셨다. 그게 내 장점이니 자신있는 공을 던져야 그나마 좋은 결과가 나올 거 같다고 말씀하셨다. 오늘도 (한)승택이 형이나 다 내 직구가 좋으니 높게 보고 던지라고 하셨다. 맞자마자 끝내기구나 생각을 했는데 소크라테스가 잡아줘서 좋았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정해영은 이어 "(홍창기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너무 죄송할 거 같았다"고 했다.
이날 9회 김종국 KIA 감독은 홍창기 타석을 앞두고 직접 마운드에 올라갔다. 김 감독은 정해영에게 "야수를 믿고 자신있는 공을 던져라"라고 주문했다. 결국 소크라테스의 호수비로 경기가 끝나면서 김 감독의 조언은 현실이 됐다.
정해영은 "내가 감독님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라며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만 생각한다면 오늘을 계기로 잘 풀릴 거로 생각한다. 다음 경기 때에도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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