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털보 에이스'는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고 했다. 8개월만에 다시 입은 유니폼도, 다시 오른 부산 사직구장 마운드도 어색하긴 커녕 아늑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8월 반등, 그 중심에 댄 스트레일리가 있다. 지난해까지 2년간 에이스로 맹활약했던 스트레일리는 글렌 스파크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8월 10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첫 등판 이래 4경기에서 3승을 올렸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호투를 펼친 결과 평균자책점이 1.13에 불과하다. 4일 휴식 후 등판에도 총 24이닝을 소화한 책임감도 돋보인다.
스트레일리의 합류 이후 롯데는 11승5패(승률 0.688)를 기록, 같은 기간 LG 트윈스(9승4패, 0.692) 다음가는 전체 2위 성적을 내고 있다. '왜 스파크맨을 더 빨리 바꾸지 않았나'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다.
거듭된 쾌투 행진에는 확실한 도우미가 있다. 단짝 포수인 정보근이다.
스트레일리는 선발투수의 루틴(일상의 절차)을 철저하게 지키는 투수다. 그는 롯데에 복귀한 뒤 "홈플레이트에 볼배합 잘하는 정보근이 앉아있으니 난 던지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정보근의 생각도 같다. 그는 "확실히 우린 잘 맞는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며 웃었다.
"이렇게 좋은 투수가 '날 믿고 따라와!'라는 말에 따라주니 고맙다. '네가 요구해라. 난 거기 던지겠다'고 하더라."
스트레일리 외에 박세웅과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박세웅은 인터뷰 도중 "그?? (정)보근이가 시키는대로 던졌어야했는데, 내가 고집 부리다 홈런 맞았다"고 자책한 적도 있다. 이렇게 신뢰받는 포수의 비결은 뭘까.
"'오늘은 이거다' 캐치를 잘한다고 하더라. 그날 투수의 구종 중에 가장 컨디션이 좋은 구종 위주로 볼배합을 짠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딱 맞게, 그 타이밍을 기다린다. 위기에 몰렸을 땐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롯데는 정보근 외에도 지시완 강태율 안중열까지 4명의 포수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는 팀이다. 정보근의 약점은 타격이다. 28일까지 통산 타율이 1할7푼6리에 불과하다. 416이닝을 소화했던 2020년 타율이 1할5푼(152타수 20안타)에 불과했다.
올해는 조금씩 극복중이다. 시즌 타율은 2할에 채 미치지 못하지만(1할9푼5리) 8월만 보면 2할3푼5리(34타수 8안타)를 치고 있다. 올초 시범경기 때 맹타(18타수 9안타)가 마냥 허수는 아니었던 셈. 스스로도 자신감이 붙었다.
"아마 월간 타율로 따져도 데뷔 이래 지금(8월) 가장 잘 치고 있지 않을까. 이대호 선배님이 항상 '넌 자신있게 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시는데…타격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움츠러들었던게 사실이다."
정보근은 "올해 결승타 친 날(4월 15일 KT전, 8월 12일 키움전)도 있지 않나. 좋은 기억만 가져가겠다"며 멋적어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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