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실적 둔화 우려로 지난해 국내 주요 대기업의 결산 배당 규모가 직전 연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전날까지 현금 및 현물배당을 발표한 상위 50개사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 2022년 결산 배당금은 총 15조66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연도 결산 배당금이던 18조1448억원에 비해 13.7% 감소했다. 배당금 상위 50개사 중 지난해보다 배당금을 늘린 16개 기업에 불과했고, 34개 기업은 지난해와 같거나 감소했다.
배당금 등락폭이 가장 컸던 곳은 모두 SK 계열사로 나타났다.
배당금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SK하이닉스였다. 2022년도 SK하이닉스의 결산 배당액은 2063억원으로 1조589억원이던 직전 연도 대비 80.5% 감소했다.
다음으로 LG생활건강은 전년보다 66.6% 감소한 671억원, 포스코홀딩스는 59.9% 감소한 1517억원을 각각 배당 의결했다.
다른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롯데케미칼(-58.2%), 삼성증권(-55.3%), 메리츠금융지주(-51.8%), SK텔레콤(-50.0%) 역시 전년 대비 50% 이상 배당금이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전년보다 배당금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기업은 SK이노베이션이었다. 고유가 등 영향 탓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도 SK이노베이션의 결산 배당금은 4816억원으로 전년보다 128.4% 증가했다.
현대오토에버(62.9%)와 현대차(51.1%), 현대글로비스(50%) 등도 전년보다 50% 이상 배당금이 증가했다.
배당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였다. 1월 말 삼성전자는 결산 배당으로 전년과 동일한 2조4529억원을 배당 의결했다. 삼성전자는 분기별 배당을 실시하는데, 지난 1년 동안 총 9조8092억원을 배당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2022년도 결산 배당은 각각 1조5725억원, 1조4032억원을 기록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4대 금융지주를 살펴보면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의 배당액은 각각 33.8%, 39.1%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지주는 30.7%, 하나금융지주는 6.3% 증가한 배당금을 각각 발표했다.
개인별 배당액을 살펴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 회장은 삼성 계열사 5곳에서 총 1991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는다. 전년(2577억원)보다 22.7%(586억원)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2000억원에 육박한다.
다음으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033억원으로 2위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배당액 증가 여파로 지난해보다 배당이 31.3% 늘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전년 대비 20.9% 감소한 932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돼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841억원)이었으며 5위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77억원)이, 6위는 구광모 LG그룹 회장(753억원), 7위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20억원) 순이었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583억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423억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386억원)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조사 기간까지 SK의 배당 발표가 없어 순위에서 제외됐다고 리더스인덱스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미국 등 선진국처럼 주식시장 상장사의 배당액 규모를 먼저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의 배당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상장사들은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배당 기준일을 변경, 이르면 2023년 결산 배당부터 개선된 절차를 적용하게 된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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