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V리그 FA-트레이드사에 한 획을 그었다.
페퍼저축은행은 2일 FA 박정아의 보상선수로 떠난 세터 이고은을 트레이드로 재영입했다. 대가는 미들블로커 최가은, 그리고 페퍼저축은행의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도로공사의 2라운드 지명권 맞교환이다.
최가은은 2019~2020시즌 전체 5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했고, 2021년 페퍼저축은행 창단 당시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합류했다. 2시즌 동안 주전 미들블로커를 맡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고은은 지난 시즌전 페퍼저축은행이 도로공사로부터 FA 영입한 바 있다. 세터 최고액인 3억 3000만원의 연봉을 안겨줬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올봄 도로공사에서 FA 박정아를 영입한 뒤 이고은을 보호선수에 묶지 않았다. 대신 묶인 선수가 바로 최가은이다.
도로공사 출신인데다 연봉이 높은 이고은을 다시 데려가지 않을 거라는 심산이었을까. 그랬다면 '2회 우승'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을 너무 얕본 처사다.
도로공사 프런트도, 코치진도 '초보' 페퍼저축은행의 생각과 달랐다. 박정아와 정대영이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샐러리캡이 비었고, 이윤정과 경쟁이든 재트레이드든 이고은을 데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반면 FA 최대어 박정아에게 맥시멈 연봉(7억 7500만원)에 3년 계약을 안겨준 페퍼저축은행은 발등에 불이 붙은 상황.
결국 페퍼저축은행은 최가은 한 명만 보상선수로 내주면 됐던 상황을 이고은 재영입을 위해 1순위 가능성이 가장 높은(35%) 차기 시즌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라인업은 어떻게든 다시 꾸렸지만, 날아간 미래와 무너진 팀 분위기를 추스려야하는 과제가 남았다.
김동언 AI페퍼스 단장은 "이고은 선수 영입을 통해 베테랑의 힘을 더하는 동시에 세터 운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가은 선수도 도로공사에서 좋은 활약을 펼 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박사랑-이 현 두 명으로 세터진을 꾸려야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내준 대가가 너무 크다. 차기 시즌 1순위로는 1m88의 미들블로커 유망주 김세빈(한봄고)이 유력하다. 김남순 전 한일합섬 선수와 김철수 현 한국전력 단장 사이의 딸이다. 타고난 배구 DNA를 지녀 정호영-이다현 이후 4년만의 신인 최대어로 평가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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