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앞타자 고의4구? 익숙하다. LG 있을 때도 투수들이 늘 (김)현수 형 거르고 절 선택했었다."
한화 이글스 채은성은 웃고 있었다. 팀을 승리로 이끈 베테랑의 자부심이 가득했다.
한화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8차전에서 연장 10회초 터진 채은성의 결승타로 5대4 승리를 따냈다.
한화로선 힘겹지만 위닝시리즈를 거머쥐었다. 전날(3시간 58분)에 이어 이틀 연속 4시간 혈투였지만, 2경기 모두 한화의 승리로 끝났다.
특히 마지막까지 따라붙는 롯데의 추격을 뿌리친 승리라서 더욱 뜻깊다. 한화는 4-2로 앞선 8, 9회 1점씩 내주며 연장에 돌입했지만, 모멘텀을 잃지 않고 채은성의 결승타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만난 채은성은 "1사 2,3루가 되는 순간 나와 승부할 것 같았다"며 웃었다. 채은성은 1사 만루에서 롯데 신정락의 2구째 135㎞ 직구를 통타, 결승 타점을 만들어냈다.
"노시환이 감이 좋기도 하고, 또 보통 만루가 돼야 (수비할)확률이 높지 않나. 어떻게든 채워놓는 게 보통이다. 또 내가 계속 잘 맞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예상하고 있었다. 몰리기 전에 빠른 카운트에서 치고자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채은성은 '노시환 거르고 채은성' 상황에 대해 "난 전혀 상관없다. 오히려 내게 기회를 주니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걸로 기분나빠한 적 없다. LG 시절에도 항상 현수 형 거르고 날 선택했었다"고 답했다. 노림수를 갖기보단 직구에만 늦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타이밍을 쟀다고. 90억 FA의 존재가치를 입증한 셈이다.
전날 채은성이 방송사 카메라를 향해 날아오는 타구를 배트로 막아주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채은성은 "카메라 감독님이 제 덕분에 경위서를 안 써도 된다고 커피를 사오셨더라. 무척 좋아하셔서 기뻤다"며 활짝 웃었다.
이진영 문현빈 노시환 등 젊은 타자들의 맹활약에 대해서는 "어린 친구들이 볼도 잘 보고 타이밍도 나쁘지 않아서 좋다. 6월 들어 우리팀 타격 지표들이 괜찮다. 자기 자시ㅡㄹ 믿고 더 과감하게 치길 바라다"며 뿌듯해했다. 2경기 연속 홈런을 치고 돌아온 문현비을 향해 배트를 바치는 퍼포먼스로 더그아웃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자신감을 잃으면 자꾸 몰리게 되다. 배트를 과감하게 돌려봐야 안타인지 아웃인지 알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그래 죽나 이래 죽나'의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임하라고 조언해준다. 이런 승리를 한번, 두번 더 쌓다보면 힘이 붙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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