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배우 이상엽이 열연으로 '믿고 보는 배우'의 저력을 똑똑히 증명했다.
이상엽은 지난 21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순정복서'에서 냉혈한 스포츠 에이전트 김태영으로 변신, 혼란에 빠진 캐릭터의 감정을 유려하게 그려냈고 방송 2회 만에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호평 받았다.
1회에서 이상엽은 자신의 선수를 위해서라면 편법, 술수, 아부 등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김태영 캐릭터에 완벽 몰입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태영은 고교 시절 자신의 배터리이자 희망이었던 투수 김희원(최재웅 분)이 아들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승부조작 게임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분개했다. 그는 희원의 불행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승부 조작꾼 김오복(박지환 분)을 찾아가 희원의 목숨 값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자처했다. 하지만 오복의 기습 공격에 자신의 집 욕조에서 질식사하기 직전 눈을 떴고, 25억 원이라는 비현실적인 액수의 지급요구서와 엄마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절망에 빠졌다. 울분과 처절함, 겹겹이 쌓인 감정을 폭발시키듯 오열하는 이상엽의 감정 변주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태영은 하루아침에 25억 원을 마련해야 할 처지에 놓인 가운데 잠적한 천재 복서 이권숙을 찾아내 자신의 승부조작 플레이어로 고용시키기 위해 나선다. 태영은 매일 아침마다 로드워크를 하는 권숙 앞에 나타나 특유의 집념과 승부사 기질을 발동시키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그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니 다른 선수한테 가라고 선을 긋는 권숙에게 "어우 내가 돌았어요? 이권숙이 눈앞에 있는데 왜 딴 선수한테 갑니까?"라며 장난스럽게 받아치면서도 "권투가 니 운명이야. 죽어도 도망 못 쳐. 내가 목숨 걸고 도망 못 치게 만들거니까!"라며 주먹을 부르는 도발로 짜릿한 묘미도 안겼다.
특히 2회 말미 권숙이 무너질 때만을 기다린 태영은 "이권숙으로 사는 거 그만 두게 해줄게. 진심이야. 내가 데려가 줄게. 니가 가고 싶은 곳으로"라며 굳게 잠근 마음의 빗장을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상엽은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입체적인 명품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훅 파고들었다.
김태영 캐릭터에 완벽 동화된 이상엽은 휘몰아치는 사건들 속 분노. 혼란, 자책, 처절 등 진폭이 큰 감정선들을 밀도 있게 그려내는 하드캐리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방송 2회 만에 다음 방송을 기다리게 만든 이상엽이 빚어낸 명품 연기는 매주 월, 화 밤 9시 45분 방송되는 KBS 2TV 월화드라마 '순정복서'에서 만나볼 수 있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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