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전여빈(34)이 잊을 수 없는 수상의 순간을 곱씹었다.
전여빈은 지난 11월 24일 개최된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블랙 코미디 영화 '거미집'(김지운 감독, 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을 통해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7년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죄 많은 소녀'(18, 김의석 감독)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며 충무로를 깜짝 놀라게 만든 그 소녀 전여빈이, 마침내 청룡영화상에서 수많은 별 중 가장 빛을 내는 충무로의 보석으로 인정받은 것.
스포츠조선과 만난 전여빈은 "내가 그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인 줄 몰랐다. 물론 원래 감수성이 풍부한 편이지만 청룡영화상 무대에서 그렇게 울 줄 상상도 못했다"며 "정말 한 마리의 양처럼 바들바들 떨었다. 내 이름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 하며 철렁 내려앉았고 너무 놀라서 과호흡이 오더라. 무대 위로 걸어가는 중에도 심장이 너무 떨려 걸음을 멈추기도 했다. 지금은 심장이 진정됐지만 그때는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떨리고 놀랐던 날이었다"고 그날의 상황을 곱씹었다.
그는 "한편으로는 '너무 바보 같았나?'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잘 걸어나가 이야기를 한 것 같다. 나중에 혹시 이런 기회가 다시 한번 생긴다면 조금 유쾌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내 바람이 유쾌하고 재미있는 어른이 되는 것인데 그런 모습을 팬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고 웃었다.
2018년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죄 많은 소녀'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라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전여빈. 당시 '마녀'(18, 박훈정 감독)의 김다미와 팽팽한 접전 끝에 아쉽게 신인상을 놓쳤고 이후 2021년 열린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낙원의 밤'(21, 박훈정 감독)으로 여우주연상을 도전했지만 이 또한 운이 따르지 않았다. '거미집'으로 세 번째 여우조연상에 도전, 마침내 청룡영화상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전여빈은 "처음 청룡영화상에 초대받았던 게 2018년도인데 이후 5년 정도 지났다. 청룡영화상은 영화인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무대 아닌가? 그런 장소에 초대받았던 것만으로도 굉장한 영광이었다. 그 당시에도 '마녀'의 김다미를 보며 정말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사람이라 수상을 기대하게 되고 좌절하기도 한다. 어떻게 매번 힘을 낼 수 있겠나.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친 날도 있고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한다. 그런데 예전에 좋아하는 언니가 내게 '정말 긴 숨을 쉬며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라고 조언을 해줬다. 작은 일에 당장 기뻐하는 일도 좋지만 멀리, 긴 마라톤이라고 생각하고 뛰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언니의 그 말에 나 역시 동의했다. 그럼에도 솔직히 모든 순간 연연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비단 상 때문이 아니라"고 소신을 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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