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강정호는 KBO리그 '마이다스의 손'이 될 수 있을까.
한동희는 14일 미국으로 떠났다. 오는 31일 괌으로 출발하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이대호와 함께 미국 LA의 강정호 타격 스쿨을 찾기 위해서다. 오는 23일까지 머물며 집중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커리어 로우였던 2년차 때는 성장통이라는 변명이 가능했다. 3년차에 급성장을 이뤄내며 스스로를 증명하기도 했다. 이후 2022년까지 3년간 타율 2할8푼4리 48홈런, 평균 OPS 0.807을 기록했다.
이대호의 우산이 사라진 2023년은 한동희가 한단계 더 뛰어올라야할 고비였다. 하지만 그 부담감이 독이 된 걸까. 한동희는 역대급 추락을 경험했다. 타율 2할2푼3리 OPS 0.583, 홈런은 단 5개였다. 무려 353타석을 들어선 기록이다. 잘 맞은 타구는 번번이 파울이 됐다. 한동희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오를 일 없이 항상 한숨이 가득했다.
그런 한동희를 위해 대선배 이대호가 나섰다. 이대호는 경비를 전액 지원하며 한동희-정훈과 함께 강정호 스쿨을 찾기로 했다. 최강야구 시즌3를 위한 이대호 자신의 개인훈련, 강정호 스쿨 코치로 일하는 허일이나 LA 거주중인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과의 만남 등을 담을 유튜브 콘텐츠 기획을 겸했다.
친동생, 친조카처럼 아껴온 후배들을 위해서라곤 하나 적지 않은 경비를 흔쾌히 내기로 한 이대호의 배포가 돋보인다. 이대호는 한동희의 부진 탈출을 위해 필요하다면 어떤 도움이든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강정호는 앞서 한동희의 부진 원인에 대해 "중심은 뒤에 있고, 상체는 서있다. 그러다보니 오른쪽 허리 쪽에 공간이 너무 없다", "몸통의 회전은 빠른데 중심은 뒤에 있으니 엉덩이가 빨리 열린다. 타구가 잡아당기는 방향으로 몸이 쏠린다"고 지적해 화제가 됐다.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타격자세는 '활을 쏘듯' 중심을 앞쪽에 두고 팔만 뒤로 강하게 당겨놔야한다는 것.
이대호는 강정호 스쿨에 대해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고, 타격 이론이 좋다는 소문이 나 있다. (손)아섭이도 정호한테 가서 좋은 성적을 냈고, 다들 잘 가르친다고 하더라"고 평하기도 했다.
손아섭 역시 2022년 생애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지난해 기적처럼 부활했다. 4년 총액 64억원에 NC 다이노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첫해, 타율 2할7푼7리 OPS 0.714에 그쳤다. 천하의 손아섭도 나이와 2번째 FA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손아섭은 올해 타율 3할3푼9리, 안타 187개로 생애 첫 타격왕과 4번째 최다안타왕을 거머쥐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이 2.07에서 4.39로 두배 넘게 뛰어올랐다.
홈런 5개를 곁들이며 OPS도 0.836으로 끌어올렸고, 지명타자 겸 리드오프에 주장까지 도맡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하며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도 깨뜨렸고, 시즌 후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올해도 팀동료 박세혁과 함께 강정호 스쿨을 찾는다.
한동희는 이번 미국행에 대해 앞서 스포츠조선에 "훈련하는 장소를 바꿔주는 의미도 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 자신을 가다듬는 기회"라며 "이번 LA행을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로 삼겠다. 내년엔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손아섭 같은 극적인 반전을 꿈꾸는 한동희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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