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두 차례의 골대 강타, 아쉬움이 진했다. 여러모로 발걸음이 무거웠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은 스리백을 가동했다. 이유가 있었다. 수비에 불안 요소가 있었다. 카타르아시안컵에 출전한 김영권은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센터백 임종은은 부상으로 이탈했고, 김기희도 최근에서야 팀 전력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김기희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주장은 달랐다. 투혼을 발휘했다.
새 영입인 베테랑 황석호를 중심으로 김기희와 이명재가 스리백을 구축했다. 전반 8분 첫 슈팅이 나왔다. 이명재의 크로스를 주민규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강타하며 땅을 쳤다. 일본 J리그2에도 16강 돌풍을 일으킨 반포레 고후도 반짝했다. '헛심'이었다.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지킨 골문은 든든했다. 조현우는 전반 12분 파비앙 곤잘레즈와의 1대1 위기에서 슈퍼세이브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6분 뒤 황석호의 로빙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회심의 오른발 슈팅으로 화답했으나 이번에는 크로스바를 맞고 흘러나왔다.
전반 24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김민우의 헤더가 하야시다 고야의 팔을 맞았다. 주심은 VAR(비디오판독)에 이어 온필드리뷰를 거쳤다. 하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역경은 있었지만 울산 HD는 K리그1 챔피언다웠다.
울산이 2024년 첫 발을 뗐다. 완승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울산은 1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고후와의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서 주민규의 멀티골(2골)과 카타르아시아컵의 새로운 발견 설영우의 연속골을 앞세워 3대0 승리했다. 지난해 열린 조별리그에서 승점 10점(3승1무2패)을 기록, I조 2위로 16강에 오른 울산은 원정 2차전에서 비기기만해도 8강에 오른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아시아 정상 등극에 도전하는 울산과 고후의 16강 2차전은 21일 오후 6시 도쿄국립경기장에 열린다.
홍 감독은 전반 중반 이후 수비라인이 안정되자 포백으로 전환했다. '원조 황태자' 김민우 시프트를 가동했다. 올해 홍 감독과 재회한 김민우는 왼쪽 날개에 섰다가 4-2-3-1로 전환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했다. '신의 한수'였다. 울산은 중원을 장악하면서 볼점유율을 높였다.
전반 37분 기다리던 첫 골이 터졌다. 설영우가 시발점이었다. 설영우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골키퍼 손맞고 흐른 것을 주민규가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주민규는 볼을 갖고 백업 골키퍼인 조수혁에게 달려갔다. 아내의 출산이 임박한 조수혁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빗장이 풀리자 거칠것이 없었다. 김민우가 전면에 섰다. 그는 전반 43분 주민규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블하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주민규가 전반 45분 깔끔하게 골을 성공했다.
후반 16분에는 선제골을 이끈 엄원상과 설영우, 절친 조합이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설영우가 엄원상, 다시 엄원상이 설영우에게 컷백을 연결했다. 설영우의 오른발 슈팅은 상대 선수 다리사이를 지나 그대로 골네트에 꽂혔다. 울산의 아타루, 고후의 우타카가 골망을 흔들어지만 골라인 아웃, 오프사이드로 모두 무산됐다.
울산도 이번 겨울 변화가 있었다. 바코를 비롯해 정승현 김태환 등이 떠났다. 김민우 고승범 황석호가 첫 선을 보였다. 김민우는 '멀티'를 뽐냈고, 고승범은 미드필드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황석호도 합격점을 받았다. 울산의 새해가 막을 올렸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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