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36)이 '선수 고요한'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20년 커리어를 돌아봤다.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를 끝마친 뒤 "시원섭섭하다. 아가들이 말했듯이 다칠 일이 없어서 다행이지만, 오늘 선수들이 경기 뛰는 모습을 보니까 은퇴를 번복하고 싶더라. 잘 마무리해서 정말 다행이다. 선수로서 보낸 시간은 너무 큰 영광이었고 보람이었다"고 은퇴 소감을 말했다.
고요한은 서울의 2-4 패배로 끝난 경기를 마치고 서울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면서 왈칵 눈물을 쏟았다. 고요한은 "아내가 경기장에 가기 전에 많이 울어두라고 했는데, 부모님 영상이 나올 때 눈물이 많이 났다. 부모님이 나를 위해 희생을 많이 하시고, 고생도 많이 하셨다. 아들이 운동한다고 까탈스럽게 행동을 해도 사랑으로 보담아줬다. 그 덕에 좋은 선수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2004년, 16세의 나이로 서울에 입단한 고요한은 20년간 오직 서울에서만 뛰었다. 리그 353경기에 출전해 33골 29도움을 남겼다. K리그 우승 3회(2010년, 2012년, 2016년), FA컵(현 코리아컵) 우승 1회(2015년), 리그컵 우승 2회(2006년, 2010년) 등 총 6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앳된 중학생은 어느덧 두 아이를 둔 가장이 됐다. 고요한은 "서울은 꿈을 선물해준 구단이다. 정말 모든 걸 다 이루게 해준 곳이다. 인생의 절반을 바쳤기 ??문에 애정이 많이 간다"라며 "팬분들에게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함께 우승컵을 들었을 때가 가장 좋았다. 아쉬운 점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들지 못한)ACL 트로피다. (2013년)ACL 결승 2차전으로 돌아가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면 결과를 바꿀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고요한의 등번호 13번을 영구결번했다. 고요한은 "제가 20년 동안 악착같이 뛰어온 순간들을 인정해준 것 같아서 좋았다. 서울에서 헌신한 시간들을 앞으로도 소중히 간직할 것이고, 그 시간들이 그리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고요한은 '조금 더 선수 생활을 하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제일 많았다. '그동안 고생했고,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고도 해줬다. (기)성용이에게는 앞으로 더 고생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오늘 성용이가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니까,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렸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선배 지도자들이 '앞으로 많이 배우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또 다른 힘든 길이 있을 거니까 잘 이겨내라'고 조언해줬다고 덧붙였다.
고요한은 올해부터 서울 유스팀인 오산고 코치로 지도자 커리어를 밟아나간다. 그는 "헌신, 투지, 팀에 맞는 전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고 싶다"며 훗날 서울의 감독으로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단에 바라는 점에 대해선 "어렸을 때 팀에 입단해 많이 배우고 성장을 한 케이스다. 육성팀에 지원을 해주고 거기서 좋은 선수들이 발굴이 되어 예전에 쌍용(기성용 이청용) 투고(고요한 고명진) 등과 같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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