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을 타고 20여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것 같다.
KIA 타이거즈의 영구결번 레전드 선동열(61)과 이종범(54)이 나란히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었다. 25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반테린돔(나고야돔)에서 열린 '드래곤즈 클래식 레전드 게임'에 출전했다. 주니치 출신 OB들이 참가한 친선경기다.
선동열 전 KIA 감독은 주니치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얼굴이다.
KBO리그 역대 최고 선수로 빛나는 선 전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를 거쳐 1996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1999년까지 4시즌을 뛰면서 162경기에 등판해 98세이브(10승4패)-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입단 2년차였던 1997년, 38세이브(1승1패·평균자책점 1.28)를 기록하고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와 세이브 공동 1위를 했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첫해 고전했는데, 주니치가 홈구장을 나고야돔으로 옮긴 1997년부터 최고 마무리 투수로 인정받았다.
선 전 감독은 1998년 42경기에 나가 패 없이 29세이브(3승·1.48)를 올렸다. 1999년엔 39경기에서 28세이브(1승2패·2.61)를 기록하며 팀 우승에 공헌했다.
선 전 감독에게 주니치는 선수로서 마지막 팀이다. 그해 다이에 호크스와 재팬시리즈를 끝으로 은퇴했다. 선수 겸 코치 제의를 뒤로하고 미련없이 마운드를 떠났다.
7회 1사 3루. 등판 콜이 떨어졌다. 주니치스포츠는 관중들이 큰 박수로 옛 마무리 투수를 맞았다고 전했다.
61세 우완 선동열은 전성기 때처럼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 타자를 유격수 땅볼,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경기 전 '공을 홈 플레이트까지 던질 수 있을까 걱정된다'라고 했는데 엄살이었다. 주니치스포츠는 구속은
시속 80km에 머물렀으나 7개 투구 중 볼이 2개였다고 전했다.
선 전 감독은 "보내주신 성원에 기뻤지만, 나고야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할 수 있어 더 기뻤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다행이다"고 했다. 1999년 이후 25년 만의 등판이었다.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는 1회 2사 1,2루에서 우전안타를 때렸다. 주니치스포츠는 그가 공수에서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고 했다.
이 전 코치는 지난 22일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한일 레전드매치에 출전하고 3일 만에 경기에 나섰다. 한일 레전드 매치에선 3안타-2볼넷을 기록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이종범은 달랐다.
'54세 유격수' 이종범은 "행복했다. 이런 경기를 매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코치는 1997년 해태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998년 주니치와 이적료 4억5000
만엔, 연봉 8000만엔에 계약했다. 3년 반을 뛰다가 2001년 6월 한국으로 복귀했다. 주니치 소속으로 31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1리-286안타-27홈런-99타점-174득점-53도루를 올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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