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호관세 유예 후의 '관리모드' 종식 속단하긴 어려워
美 흑자보는 서비스산업까지 관세불똥 우려 제기되자 진화 나서기도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강병철 특파원 = 관세 전선에서 중국에 초점을 맞추는 '선택과 집중'을 택하며 일시 '숨 고르기'하는 듯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연속으로 전세계를 상대로 한 신규 관세 도입을 거론해 눈길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의약품 제조 촉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관련, "향후 2주 이내(over the next two weeks)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영화에 대해 100% 관세 부과 절차 시작을 승인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새로운 관세 도입을 거론한 것이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누차 의약품과 반도체 관련 품목별 관세 도입 계획을 밝혀왔다. 지난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을 상무부 등에 지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의약품 관련 관세 부과 계획을 재확인한 것 자체는 '뉴스'라고 보기 어렵지만 시기를 '2주 이내'로 특정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심화와 경기침체 등 관세 부작용에 대한 미국 내 우려가 커지고 증시와 채권시장 등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 이후 1개월 가까이 관세에 관한 한 '숨 고르기' 모드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관세 언급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포함 57개 경제 주체에 대해 차등 책정한 상호관세를 지난달 9일, 발효 13시간 만에 유예(90일)하면서 각국과 협상을 개시하는 한편, 서로 100% 넘는 관세로 충돌 중인 중국에 전선을 집중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은 점, 오는 6∼7일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도 발언은 주목되는 측면이 있었다.
미국 언론은 특히 미국의 무역적자가 누적된 공산품이 아니라, 서비스 분야에 해당하는 영화 분야 관세를 거론한 것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화, 동영상, 음악, 관광 등 문화 영역과 금융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 분야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의 전선을 확대하고, 거기에 각국이 미국산 영화 등에 맞불 관세를 도입할 경우 미국으로선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중국은 지난달 미국과 관세를 '주고받기'식으로 올리던 와중에 할리우드 영화 수입 축소에 나선 바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서비스 수출국"이라며 "외국이 서비스 소비를 단속하면 수백만 명을 고용하면서 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누리는 영역인 미국의 서비스 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부문 서비스 생산 산업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논란 요소를 의식한 듯 트럼프 행정부는 영화 부문 관세에 대한 파장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백악관은 5일 외국 영화 관세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영화) 산업 관계자들과 만날 것"이라며 신중한 기조로 돌아선 모습이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관련해 다시 '확전'모드로 전환했다고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상호관세 부과 유예와 이어진 자동차 부품 관세 관련 부분적 유예조치 도입 등 숨 고르기 행보를 이어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지지자들에게 '관세 전쟁'의 '후퇴'를 택한 것은 아님을 보여주려 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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