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언제까지 들러리 서야 하나.'
한국농구연맹(KBL) 리그 챔피언이 '국제농구연맹(FIBA) 챔피언스리그(BCL) 아시아'에서 연이어 쓴맛을 봤다. 지난해 부산 KCC가 조별리그 3전패를 한 데 이어 올해 창원 LG가 2전패를 한 뒤 11일 귀국길에 올랐다.
아시아 각국 리그 챔피언(중동과 일부 동아시아의 경우 결선 리그 우승·준우승팀)이 출전하는 큰 대회지만 이미 기피 대상이 되는 분위기다. 이 대회의 특성상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러자 KBL 리그에서 개선점을 찾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정 팀의 민원이 아니라 국내 10개 구단 공히 챔피언 등극을 목표로 하는 만큼,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FIBA 주최 대회는 명확한 사유 없이 불참하면 향후 국가대표팀 출전에 페널티가 부과되기 때문에 거부할 수도 없다.
지난해 먼저 경험한 KCC는 일정의 맹점을 지적했다. 'BCL 아시아'의 일정은 회원국이 많은 중동 위주로 편성된다. 매년 6월초 서아시아 지역 슈퍼리그가 끝나면 곧바로 대회 개막이다. 일본, 중국의 경우 5월말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는 리그 일정이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 팀들은 외국인 선수를 그대로 보유하는 등 챔프전에 내세웠던 전력과 경기 감각을 유지한 채 참가할 수 있다. 반면 KBL 리그의 경우 5월 초·중순에 챔프전이 끝난 뒤 'BCL 아시아' 개막까지 공백이 길어 잠깐이라도 선수단 휴식을 주지 않을 수 없다. 개막 1주일 전 급히 소집해 훈련을 한다지만 챔피언 이후 '꿀맛' 휴식에 몸은 이미 풀어진 데다, 긴장감도 떨어져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없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는 계약상 이미 팀을 떠난 상태다. 'BCL 아시아' 일정에 최적화된 해외 리그처럼 KBL 리그의 일정도 맞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 구단은 외국인 선수(아시아쿼터 포함) 표준계약서에 대한 개선점을 들었다. 현행 계약제도는 정규리그까지 연봉을 월 단위로 나눠 지급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연봉을 일할한 일당 합산액을 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선수는 모두 챔프전이 끝나면 곧장 떠난다. 고국에서 푹 쉬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짭짤한 단기수입을 올릴 수 있는 푸에르토리코 리그를 찾아간다. 결국 KCC와 LG는 이른바 '단기 알바'를 구해 대회에 출전했다. 그것도 2주일 계약에 오겠다는 A급 용병이 없어서 경쟁력 떨어지는 선수로 머릿수를 채우는데 급급했을 정도다. 농구계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계약서에 챔피언에 등극할 경우 'BCL 아시아' 대회까지 계약 연장 단서조항을 신설하는 것도 방법이다"면서도 "선수가 그런 조항을 기피할 수 있고, 구단도 인건비 추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는 만큼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들러리만 설 수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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