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플레이오프에서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를 막을 수 있는 팀이 있을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도 인정한 '흥부 듀오'의 파워였다. 손흥민이 가세한 LA FC가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MLS 사무국은 1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6~37라운드 파워랭킹을 공개했다. LA FC는 지난 주 보다 무려 4계단 오른 2위에 자리했다. MLS 서부 콘퍼런스 팀들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다. 'GOAT'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뛰고 있는 인터 마이애미(4위) 보다 높았다. MLS 파워랭킹 1위는 동부 콘퍼런스 1위 팀인 필라델피아 유니온이었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과 부앙가가 연속으로 넣은 득점이 17골에 이르렀다. 지난 경기에서 부앙가는 한 골, 손흥민이 멀티골을 넣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승리로 LA FC는 사실상 홈 플레이오프 자리를 확보했다. 이제 3위 미네소타와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심지어 2위 자리도 노릴 수 있다'며 'LA FC가 어디에 자리 잡든 플레이오프에서 부앙가와 손흥민을 막을 수 있는 팀이 있을까'고 했다.
LA FC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에너자이저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시티와의 2025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정규리그 원정 경기서 멀티골을 기록했다. 리그 7~8호골을 몰아친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운 LA FC는 3대0 대승을 거뒀다. LA FC는 4연승에 성공하며, 승점 53점으로 4위를 지켰다. LA FC는 이미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MLS컵 진출을 확정지은 바 있다. LA FC는 원정 11경기 무패를 달리며, 2010년 FC댈러스가 세운 MLS 역대 최다 원정 무패(12경기)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주인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부터 화두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흥부 듀오' 데니스 부앙가와 막강 투톱을 구성하며, LA FC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MLS 사무국은 34~35라운드를 반영한 새로운 파워랭킹에서 LA FC를 6위에 올렸다. 'GOAT' 리오넬 메시가 포진한 인터 마이애미(7위)보다 한단계 높았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번갈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MLS 역사상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해트트릭 득점자를 배출한 팀이 됐다.
'흥부 듀오'는 멈추지 않았다. 스타트는 부앙가가 끊었다. 전반 15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시즌 23호골로, '득점 선두' 메시(24골)를 한 골차로 추격했다. 상대 맨투맨 수비에 막혀 잠잠하던 손흥민은 단 한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시켰다. 이전까지 단 1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하던 손흥민은 전반 추가시간, 왼쪽에서 패스를 받아 수비를 앞에 두고 강력한 슈팅으로 시즌 7호골을 터트렸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다시 폭발했다. 상대 압박을 풀고 전진 패스를 한 후 폭발적인 주력으로 골대 앞까지 도달했다. 왼쪽을 파고들던 스몰리야코프에게 찔러줬고, 스몰리야코프는 다시 손흥민에게 내줬다. 손흥민은 박스 중앙에서 수비수 한명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세인트루이스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가 꼼짝도 하지 못하는 골이었다. 8호골.
손흥민은 최근 4경기 연속골로 좋은 흐름을 계속 유지했다. A매치를 포함하면 6경기 연속골이다. MLS 입성 후 치른 8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경기당 한 골이라는 높은 득점력을 과시했다. 만약 손흥민이 한 골을 더 넣었을 경우, 전무후무한 4경기 연속 해트트릭이라는 대기록을 쓸 수 있었다. 손흥민은 18일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손흥민은 이날 풀타임을 뛰며 3번의 슈팅을 날렸고, 2번의 유효 슈팅으로 두 골을 넣었다. 3번이나 기회를 창출했다. 손흥민은 풋몹으로부터 평점 9.0점,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을 받았다. 경기 후 MLS가 선정한 경기 공식 최우수선수도 손흥민의 몫이었다. LA타임즈는 '33세 공격수가 지난 4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다'며 놀라워했고,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과 부앙가 콤비는 MLS 수비진에게 너무 힘든 상대다. LA FC는 최근 6경기에서 17골을 넣었는데, 모든 골은 손흥민-부앙가가 책임졌다. 이런 기록은 MLS에서 처음'이라고 전했다.
스티브 체룬돌로 LA FC 감독은 경기 후 '이 둘에게 너무 의존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단순히 두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손흥민과 부앙가가 마무리를 훌륭하게 해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같은 활약을 앞세워 또 다시 주간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손흥민은 30일(한국시각) MLS 사무국이 발표한 MLS 매치데이37 '팀 오브 더 매치데이'에 선정됐다. 손흥민은 3-4-3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에 대해 'LA FC의 슈퍼스타 손흥민이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멀티 골을 터트리며 MLS 데뷔 시즌에 뜨거운 활약을 이어갔다'며 'LA FC가 3대0으로 승리한 세인트루이스전 득점으로 손흥민은 MLS 데뷔 이후 8경기 동안 8골을 쏟아냈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이번 주간 베스트11 선정으로 MLS 이적 후 무려 4차례나 주간 베스트11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서 1도움을 올리며 매치데이29 주간 베스트11에 처음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MLS 데뷔골을 터뜨린 FC댈러스전이 펼쳐진 매치데이30에도 베스트11에 선정됐다.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홈경기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승을 진두 지휘한 매치데이35 주간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미국은 손흥민 홀릭에 빠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