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또한번 인정받았다. 올시즌 기록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국제대회에도 통하는 직구'라는 자부심은 남는다.
KBO는 오는 11월 체코 대표팀, 일본 대표팀과 각각 2경기를 치른다. 서로에게 공히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준비하기 위한 평가전이자 연습 무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이번 국가대표팀은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교체를 이룬다는 명분과 더불어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탈출하고자 하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문에 부상이나 컨디션, 한국계 선수 합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대표팀 명단은 WBC로 가는 첩경이다.
그런데 투수 18명, 포수 3명, 야수 14명으로 구성된 이 엔트리에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이름을 찾기가 어렵다. 가뜩이나 8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부산에 한층 더 답답한 현실이다. 1위팀 LG 트윈스는 무려 7명이 포함됐는데, 롯데는 투수 최준용 단 1명 뿐이다. 이른바 윤나고황손(윤동희 나승엽 고승민 황성빈 손호영)이 모두 빠졌다.
그중 윤동희는 차후 대표팀 합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공수주에 걸친 수준급 능력치에 이미 여러차레 국제대회 경험도 쌓였고, 대표팀에 귀한 오른손 외야수이기도 하다. 다만 현재는 올시즌 내내 그를 괴롭힌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길지 않은 겨울 동안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대표팀 포함 여부는 프로 구단 입장에선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그래도 최준용이 있어 롯데로선 '대표팀 0명'의 굴욕은 피하게 됐다.
최준용은 지난해 어깨 수술로 시즌아웃된 이후 올시즌만 기다리며 몸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시즌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스프링캠프 도중 귀국하는 고난을 겪었다.
올시즌 성적은 아주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5월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 49경기 54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4패 1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5.30이다. 롯데의 필승조로서 역할을 다했지만, 평균자책점과 5번의 블론은 아쉬운 대목.
그래도 데뷔 이래 2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11번의 연투, 1번의 3연투, 16번의 멀티이닝 등 가능한한 1이닝 미만으로 등판하던 과거와 달리 여러가지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날카로운 구위로 잘 이겨냈다.
특히 이번 태극마크를 통해 150㎞대 초중반을 넘나드는 직구의 구위 하나만큼은 또한번 인정받은 셈이다. 최근 들어 문동주 김서현 윤성빈 등 160㎞를 넘나드는 투수들이 많아졌다고는 하나, 최준용처럼 막강한 구위를 동반한 직구는 여전히 소중하다.
롯데가 비원인 가을야구를 이루고, 보다 안정적인 팀으로 자리잡으려면 '필승조 최준용'의 존재감을 보여줘야한다. 올해와는 다른 내년을 기대해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