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몰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사고다발지역이라는 안내를 흔히 만난다.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는 뜻이지 않겠나. 일단 속도부터 줄인다. 조심해야지. 의미가 통하니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주장을 이따금 듣지만, 이 표현은 적확하지 않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견해도 가끔 듣는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같은 뜻으로 쓰인 다른 안내를 보았다. 사고 잦은 곳. 속도를 줄이고 차창 밖으로 얼굴을 삐죽이 내밀어 그 글귀를 읽었다. 반가웠다. 자주 생기면 좋을 일!
그렇다. 흔히, 자주, 이따금, 가끔과 같은 부사어가 꾸며주는 빈도 문제다. 빈도란 어떤 일이 되풀이되는 정도나 횟수를 말한다.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라면 사고다발지역보다 사고 잦은 곳이라는 말이 더 알맞다. '다발'이 '잦은'으로 바뀌는 것은 알겠는데 지역 대신 곳은 또 왜인가. 특정한 자리를 가리키는 말로는 지역보다 곳이 낫지 않을까, 그게 답이다.
주차장 10개소, 공사장 20개소, 정수장 30개소, 돌봄시설 40개소, 제설취약구간 50개소 하는 표현은 또 뭔가. 죄다 '곳'으로 바꾸어 보자. 주차장 10곳, 공사장 20곳, 정수장 30곳, 돌봄시설 40곳, 제설취약구간 50곳. 글자 수도 줄고 더 잘 읽히지 않나. 한자어의 쓸모를 알지만 쓸모가 적당하지 않다면 버리는 것도 지혜다. 때때로!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표준국어대사전
2. 고려대한국어대사전
3. 동아 백년옥편 전면개정판(2021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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